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중재, '의미 있는 진전' 뒤 숨겨진 딜레마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회담 첫날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지만, 젤렌스키는 여전히 '불공정한 타협 압박'을 호소한다. 트럼프의 중재 전략과 한계는?
스위스 제네바의 한 회의실에서 6시간 동안 계속된 협상.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자신 있게 "의미 있는 진전"을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공정하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쟁 3년째를 앞둔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회담의 첫날이 남긴 엇갈린 신호들이다.
트럼프식 중재의 명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이는 외교 현안이 바로 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그의 사위 재러드 쿠시너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힌 것은 이 문제에 대한 개인적 의지를 보여준다. 위트코프 특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이라고 표현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접근법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난다. 그는 최근 "회담 성공은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에게만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젤렌스키가 "트럼프가 계속 우크라이나에게만 타협을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그저 전술일 뿐이길 바란다"고 말한 배경이다. 그는 "러시아에게 승리를 안겨주면 평화는 달성될 수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20% 영토와 맞바꿀 수 없는 것들
협상의 핵심 쟁점은 명확하다. 러시아는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20%에 더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요구한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며, 대신 서방의 "견고한 안보 보장"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다.
우크라이나 최고 협상가 우메로프는 첫날 회담이 "실용적 문제들과 가능한 해결책의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양측에 제안한 "공격 중단" 방안도 논의됐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빠르게 전쟁을 끝낼 품위 있는 합의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문제는 오직 러시아인들에게 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러시아의 최대주의적 요구가 여전히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임을 시사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들
흥미롭게도 이번 회담은 러시아의 본격 침공 4주년을 일주일 앞두고 열렸다. 그 상징성만큼이나 양측의 입장도 굳건하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RIA는 소식통을 인용해 6시간 동안의 협상이 "긴장감 속에서" 양자 및 삼자 형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협상 중에도 현실은 계속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수요일 새벽 우크라이나 드론 43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126대의 공격 드론을 발사해 100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협상 테이블 위의 "의미 있는 진전"과 현실의 공격이 동시에 벌어지는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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