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달러를 흔들면, 시진핑이 웃는다
트럼프의 관세정책과 연준 공격으로 달러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중국이 위안화 패권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축통화 전쟁의 새로운 국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달러 앞에서, 시진핑이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연일 공격이 달러의 발목을 잡는 동안, 중국은 '강한 위안화' 건설이라는 숙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가 만든 달러의 위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서 달러는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고 있다. 그의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연준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여기에 예측 불가능한 지정학적 모험주의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달러 강세를 오히려 반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달러 강세가 미국 수출을 저해한다며 의도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바로 중국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서 58%로 소폭 하락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진핑의 위안화 야망
중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강한 위안화 건설"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며 달러 패권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과 위안화 결제 협정을 확대했다. 특히 에너지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의 석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시작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중국 정부는 또한 디지털 위안화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2억 6천만 명이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했으며, 거래 규모는 7조 위안을 넘어섰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변화
이런 변화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처지다.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위안화 거래 비중을 늘려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 정부도 통화스와프 협정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는 56조원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중국 내 생산 기지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을 30%까지 늘렸다. 환율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중국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는 전략이다.
기축통화 전쟁의 새로운 국면
하지만 위안화가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여전히 높은 벽이 있다. 중국의 자본시장은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고, 위안화의 변동성도 달러에 비해 크다. 무엇보다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위안화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고, 일본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통한 위안화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내 위안화가 국제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3%에서 10%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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