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앤트로픽을 차버린 진짜 이유
트럼프 행정부가 AI 회사 앤트로픽과의 계약을 전면 중단한 배경에는 군사용 AI를 둘러싼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근본적 갈등이 있다.
2000억원 계약이 하루 만에 휴지조각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의 AI 도구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작년 2000억원 규모로 체결된 국방부와의 계약도 사실상 무효화됐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 "앤트로픽의 좌파 광신도들이 국방부를 협박하려다 참담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썼다.
표면적으로는 AI 회사와 정부의 단순한 계약 분쟁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다르다. 실리콘밸리가 군산복합체와 손잡는 과정에서 드러난 근본적 균열이다.
펜타곤이 원한 것: "제한 없는 AI"
국방부는 작년 7월 앤트로픽 등 AI 회사들과 맺은 계약 조건을 바꾸려 했다. 핵심은 AI 사용 제한을 없애고 "모든 합법적 용도"를 허용하는 것이었다. 현재 앤트로픽의 군사용 모델 '클로드 정부판'에는 여러 제약이 걸려 있다.
펜타곤의 논리는 명확했다. 국가 안보에 중요한 기술을 민간 기업이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컸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완전 자율 살상 무기나 대규모 감시에 AI를 쓸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앤트로픽은 믿지 않았다. 일단 제한이 풀리면 통제가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앤트로픽의 저항: "선을 넘을 수 없다"
앤트로픽은 유일하게 기밀 시스템에서 작업하는 AI 회사다. 팰런티어와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보고서 작성, 문서 요약부터 정보 분석, 군사 계획까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한다.
하지만 회사는 계약 변경을 거부했다. "AI가 완전히 자율적인 살상 무기를 제어하거나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감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앤트로픽의 입장에서는 기술 윤리의 문제였다. 창립자들이 OpenAI에서 나온 이유도 AI 안전성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었다. 군사 계약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실리콘밸리의 분열
이번 갈등은 실리콘밸리 내부의 균열을 드러냈다. 최근 몇 년간 빅테크들이 국방 계약을 적극 수주하는 분위기였지만, 현장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번 주 OpenAI와 구글 직원 수백 명이 앤트로픽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자신들 회사가 군사용 AI 제한을 철폐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한국 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삼성전자나 LG가 미국 국방부와 계약할 때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기술 윤리와 사업 기회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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