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계획 여전히 베일에 싸여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목요일 제네바 협상이 중동 정세의 향방을 가를 전망
32,000명.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언급한 이란 시위 사망자 수다. 하지만 정작 세계가 궁금해하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란을 어떻게 할 것인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이 중동에 집결한 상황에서 열린 국정연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전 전국을 돌며 여론을 설득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는 구체적인 군사행동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협상 테이블의 마지막 기회
목요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3차 협상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만 세 번째인 이 협상에서 트럼프의 특사들이 "수용 가능한 텍스트"를 받지 못하면, 곧바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하는 이번 협상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좁혀질지가 관건이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이란의 "비밀스러운 말"을 기다린다고 했다.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선언 말이다. 흥미롭게도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연설 몇 시간 전 소셜미디어에 거의 동일한 표현을 올렸다. "이란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두 나라, 두 가지 현실
하지만 말과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를 대가로 핵 프로그램 축소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1월 시위로 7,000명 이상이 사망한 상황에서(미국 인권단체 집계) 경제적 압박은 이란 정부에게 절실한 문제다.
반면 트럼프는 새로운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란이 곧 미국에 도달할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협상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 부외무장관 마지드 타흐트 라반치는 BBC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우리 미사일이 구원해줬는데, 어떻게 방어 능력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번엔 다르다
작년 이스라엘 공격으로 무산된 5차례 협상과 달리, 이번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기술적 논의에 더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겠다는 새로운 제안도 내놨다.
무엇보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고문인 알리 라리자니가 직접 협상에 참여하고 있어 결정권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기회다.
유럽외교협의회의 엘리 게란마예 선임연구원은 "수십 년간 막판 외교를 벌여왔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사상 최대 미군 배치, 양측의 정면 대결 의지, 그리고 이슬람 공화국의 최악의 정통성 위기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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