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절약 vs 38조 달러 손실, 트럼프의 선택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근거를 폐지하려 한다. 자동차 업계는 분열, 중국과의 경쟁은 심화. 기후 비용 vs 규제 비용의 딜레마.
1조 달러 절약 vs 38조 달러 손실의 계산법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내로 2009년 '위험성 판정(endangerment finding)'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 판정은 온실가스가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지은 EPA의 핵심 결정으로, 17년간 미국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규제 법적 근거였다.
숫자로 보면 극명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정책 변경으로 1조 달러 이상을 절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50년까지 연간 38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어느 쪽 계산이 맞을까?
자동차 업계의 미묘한 반응
흥미롭게도 자동차 업계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트럼프에게 연비 규제 완화를 요구했던 기존 자동차 회사들조차 위험성 판정 폐지는 요구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한발 더 나아가 EPA에 "견고한 사실과 과학적 기록에 근거한" 판정을 유지하라고 요청했다.
이는 업계가 직면한 복잡한 현실을 반영한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수익성 높은 트럭과 SUV에 의존하면서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규제 변화로 인한 "채찍질 효과"는 이미 업계에 수백억 달러의 비용을 안겼다.
현대차와 기아는 어떨까? 이미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 업체들이 규제 완화에 안주하는 사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차량으로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
분열되는 시장, 늘어나는 비용
가장 큰 문제는 시장 분열이다. 미국이 다른 선진국과 다른 길을 간다면,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별로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자동차 회사들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에서는 느슨한 규제, 유럽에서는 엄격한 배출 기준, 중국에서는 전기차 의무 할당제.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든 시장을 만족시키기 어려워진다.
삼성SDI나 LG에너지솔루션 같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도 재검토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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