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희토류 전쟁, 미국은 왜 지고 있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이 보유한 46조 달러 규모 핵심 광물을 둘러싼 미·중·러 쟁탈전. 미국의 점유율은 단 2.1%, 중국은 49%를 장악했다.
중국이 이미 49%, 러시아가 20%를 가져가는 동안, 미국의 몫은 2.1%에 불과하다.
이것은 어느 한 나라의 무역 통계가 아니다. AI 반도체를 만들고, 전기차 배터리를 채우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조립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를 누가 통제하느냐의 문제다. 그 원자재의 상당 부분이 중앙아시아 다섯 나라의 땅속에 묻혀 있다.
땅속에 잠든 46조 달러
중앙아시아는 자원 지도에서 오랫동안 과소평가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숫자는 냉정하다. 세계은행은 카자흐스탄 한 나라의 광물 매장량만 46조 달러로 평가한다. 매장지만 5,000곳이다.
카자흐스탄은 2009년부터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전 세계 우라늄 공급의 40% 이상을 책임진다. 2025년 4월에는 카라간다 지역에서 희토류 원소 매장량이 최대 2,000만 메트릭톤에 달할 수 있는 광물 지대가 발견됐다. 네오디뮴, 세륨, 란타넘, 이트륨 등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 스마트폰 자석에 필수적인 원소들이다. 확인될 경우 카자흐스탄은 세계 3위 희토류 자원국이 된다.
우즈베키스탄은 텅스텐, 구리, 리튬, 바나듐, 갈륨, 저마늄 등 대부분 미개발 상태인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3월,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76개 부지를 대상으로 26억 달러 규모의 광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산악 국가 타지키스탄은 전 세계 안티몬 생산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세계 2위 생산국이다. 안티몬은 배터리와 방위 기술에 핵심적인 소재다.
미국 정부가 지정한 60종의 핵심 광물 가운데 최소 32종이 이 지역에 매장돼 있다.
외교는 하고 있지만, 광산은 중국이 쥐고 있다
외교적 접촉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출범시킨 C5+1 협의체는 바이든을 거쳐 트럼프 2기까지 이어졌다. 2025년 9월과 11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미국 기업들과 64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11월에는 중앙아시아 5개국 대통령이 모두 백악관을 방문했고, 2026년 2월에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워싱턴 핵심광물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그런데 640억 달러 계약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보잉 여객기 32대, 기차 300량 구매가 대부분이다. 중앙아시아에 실질적으로 투자되는 금액은 카자흐스탄의 존 디어 농기계 공장처럼 일부에 그쳤다. 미국이 물건을 팔고 있는 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광산을 사고 있었다.
지정학 싱크탱크 옥서스 소사이어티의 추적 결과에 따르면, 중앙아시아는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핵심 광물을 수출한다. 이 중 중국이 49%, 러시아가 20%를 가져간다. 유럽연합은 6.4%, 미국은 2.1%다. 미국의 2.1%마저도 대부분 카자흐스탄산 은(銀) 수입이다.
중국의 지배력은 수치 이상이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는 중국이 광업 허가권의 과반수를 보유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물류와 가공 네트워크다. 중앙아시아에서 채굴된 원광은 대부분 중국으로 운반돼 그곳에서 정제된다. 고부가가치 단계가 모두 중국 안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70%, 가공의 87%를 통제한다.
러시아의 역할도 구조적이다. 로스아톰은 카자흐스탄 최대 우라늄 광산 중 하나인 부데놉스코예 지분의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카자흐스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도 따냈다. 카자흐스탄 크로뮴의 거의 전량은 러시아로 수출돼 항공기·미사일·장갑 시스템에 쓰이는 내열 합금으로 가공된다.
늦었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미국이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첫해에만 핵심 광물 관련 계약 140억 달러 이상을 체결했다. 2025년 11월, 캘리포니아 기반의 코브 캐피털은 미국 정부 보증을 받아 카자흐스탄의 텅스텐 광산 두 곳을 개발하는 11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텅스텐은 중국이 전 세계 채굴의 80%를 장악한 광물이다. 다만 이 계약은 아직 미국 정부의 실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동맹국들도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터키는 중앙아시아 핵심 광물 수출의 11%를 차지하며 우즈베키스탄 구리와 타지키스탄 알루미늄의 주요 수입국이다. 캐나다는 4위 수입국으로, 캐메코가 카자흐스탄 카자톰프롬과의 합작으로 세계 5위 우라늄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스스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광업법에 100여 개 조항을 개정해 투명성 강화, 전자 경매 도입, 전략 투자자 우선권 부여 등 투자 환경 개선에 나섰다.
문제는 속도와 의지다. 계약 서명과 실제 광산 개발 사이의 간극, 정부 보증과 실제 자금 집행 사이의 시차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물류·가공·금융 네트워크로 이미 구조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도 이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 포스코,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국내 기업들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광물 협력을 추진해 왔으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니켈의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가치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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