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쐐기 전략', 미국 동맹국들을 흔들다
트럼프 2기 혼란 속에서 중국이 캐나다, 유럽 등 미국 전통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새로운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질서 재편의 신호일까?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중국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과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와 중국 부총리가 따로 만났고,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는 베이징과의 경제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는 중국이 기존의 신중한 외교 접근법에서 벗어나 '쐐기 전략(wedge strategy)'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변화하는 외교 지형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25% 관세 위협을 가하고, NATO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동맹국들을 압박하자, 이들 국가들은 '보험'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트럼프가 캐나다를 '51번째 주'라고 조롱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하자, 오타와는 즉시 베이징과의 대화 채널을 활성화했다. 독일 역시 미국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의 그린에너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양국 모두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30% 이상의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중국의 계산된 접근
이번 중국의 외교 공세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전처럼 일방적인 경제적 압박이나 군사적 위협 대신, 상대방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한 '맞춤형 제안'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에게는 농산물 수입 확대와 기술 협력을, 독일에게는 제조업 파트너십과 중국 내수시장 접근 기회를 제시했다. 프랑스에게는 럭셔리 브랜드의 중국 진출 지원을, 이탈리아에게는 일대일로 사업 재개 가능성을 암시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동맹국들을 '호구'처럼 대하는 동안, 우리는 그들을 '파트너'로 대우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차이"라고 말했다.
동맹국들의 딜레마
하지만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단기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라는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독일의 경우,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늘리면서도 대만 문제에서는 여전히 미국 편에 서 있다. 일본 역시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에서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줄타기' 외교는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과거처럼 미국 아니면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선택 대신, 양쪽 모두와 관계를 유지하며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도 이런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친미 노선을 강화해왔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중국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고, 현대자동차도 중국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반도체 기술 이전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쐐기 전략'은 한국 정부에게도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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