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핵 군비경쟁, 새로운 냉전의 신호탄인가
미국이 중국의 비밀 핵실험을 폭로하며 3자 군비통제 조약을 제안. 러시아와의 기존 조약 만료로 핵 군비경쟁 재점화 우려
2020년, 세계가 코로나19로 혼란스러웠던 그 해에 중국이 비밀리에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미국이 공개적으로 폭로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견제를 넘어, 글로벌 핵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냉전 이후 최대 위기에 놓인 핵 군비통제
지난 금요일, 미국은 글로벌 군축회의에서 중국의 비밀 핵실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미국-러시아-중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3자 군비통제 조약을 제안했다. 이는 하루 전 미국과 러시아 간 미사일과 핵탄두 배치를 제한하는 기존 조약이 만료된 직후 나온 발표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핵 군비통제는 주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양자 체제로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중국의 급속한 핵무기 현대화와 확장으로 이 구조가 한계에 부딪혔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추정치인 350개의 약 3배에 달한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핵 정책에서 '최소 억지력' 원칙을 유지한다고 공식 발표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폭로는 중국이 실제로는 핵 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한반도에 미치는 파급효과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핵 능력 확장은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지속해왔다.
더 큰 우려는 동북아시아 전체가 새로운 핵 군비경쟁에 휘말릴 가능성이다. 일본은 이미 '적 기지 타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했고, 한국 내에서도 독자 핵무장론이 간헐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중 핵 경쟁이 격화되면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방산업계도 이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방산 기업들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관련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의 방산 수출은 2023년172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글로벌 안보 불안이 지속되면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딜레마와 국제사회의 선택
중국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5,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상황에서 자국만 제한받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자 조약 참여를 거부한다면 국제적 고립과 군비경쟁 가속화라는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제안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러시아의 핵 위협을 직접 경험한 NATO 국가들은 포괄적인 군비통제 체제 구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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