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시집 사장들이 밤잠을 못 자는 이유
기후변화로 조개류 공급 급감하며 전통 에도마에 스시 문화 위기. 가격 급등과 계절 단축으로 스시 업계 타격
3월, 도쿄 스시집들이 가장 기다리는 조개류 철이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전통 에도마에 스시의 핵심 재료인 현지산 조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빈 수조, 텅 빈 지갑
도쿄 츠키지 시장 인근 스시집 사장 다나카씨는 한숨을 쉰다. "예전엔 이맘때면 싱싱한 바지락이 넘쳐났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기다려도 몇 개 구하기 힘들어요."
실제로 도쿄만 일대 조개류 어획량은 지난 5년간 60% 급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해양 산성화가 주범이다. 바지락, 가리비, 굴 등 에도마에 스시의 대표 재료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문제는 조개류만이 아니다. 오징어와 연어알(이쿠라) 공급도 30% 이상 줄었다. 스시 한 접시 가격이 2-3배 뛰는 것은 시간문제다.
400년 전통 vs 21세기 현실
에도마에 스시는 17세기 도쿄만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로 시작된 전통이다. '현지에서 잡아 당일 조리'가 핵심 철학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철학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대안은 있다. 수입 조개류나 양식 제품을 쓰면 된다. 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는 장인들은 고민이 깊다. "혼모노(진짜)가 아닌 걸로 손님을 대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반면 젊은 셰프들은 다른 길을 모색한다. 홋카이도산 가리비로 대체하거나, 아예 새로운 해산물을 실험하는 식이다. 전통 vs 혁신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글로벌 스시 시장의 나비효과
도쿄의 조개류 부족은 전 세계 스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일식당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 일식집 사장 김씨는 "일본산 조개류 가격이 2배 뛰어 메뉴 구성을 바꿔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대형 외식업체들도 대응에 나섰다. CJ푸드빌과 신세계푸드 등은 국산 양식 조개류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맛과 품질에서 일본산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고급 일식당들도 마찬가지다. 뉴욕 미슐랭 스타 스시집들이 메뉴 가격을 20-30% 올리거나 아예 조개류 메뉴를 빼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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