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광고판에서 벌어진 AI 전쟁, 광고업계 판도를 바꾸나
2026 슈퍼볼에서 AI가 광고 제작과 마케팅의 주인공이 되었다. 스베드카의 AI 생성 광고부터 Anthropic과 OpenAI의 설전까지, 광고업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분석한다.
1억 명이 시청하는 슈퍼볼 광고판에서 올해 가장 뜨거운 화제는 선수도 유명인도 아닌 AI였다.
2026년 슈퍼볼 광고들은 단순히 AI를 소재로 다룬 수준을 넘어섰다. AI로 광고를 제작하고, AI 제품을 홍보하며, 심지어 AI 기업들이 서로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무대가 되었다. 광고업계에서 AI가 더 이상 보조 도구가 아닌 주역으로 떠오른 순간이다.
AI가 만든 첫 슈퍼볼 광고의 등장
스베드카(Svedka) 보드카는 "주로" AI로 제작된 최초의 슈퍼볼 광고를 선보였다. 30초 분량의 "Shake Your Bots Off" 광고는 브랜드의 로봇 캐릭터 펨봇(Fembot)과 새로운 동반자 브로봇(Brobot)이 인간 파티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담았다.
제작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사제락(Sazerac) 모회사에 따르면 AI가 얼굴 표정과 몸짓을 모방하도록 훈련시키고 펨봇을 재구성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 다만 스토리라인 개발 등 일부 영역은 여전히 인간이 담당했다.
이는 스타들의 화려한 연출과 높은 제작비로 유명한 슈퍼볼에서 AI 생성 콘텐츠를 선보인 과감한 시도였다. AI가 창작 직종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스베드카는 확실히 화제를 모았다.
테크 기업들의 노골적인 경쟁
Anthropic의 광고는 제품 홍보를 넘어 경쟁사 견제에 나섰다. "광고가 AI에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Claude에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로 OpenAI의 ChatGPT 광고 도입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도움이 되는 AI 어시스턴트가 갑자기 "스텝 부스트 맥스" 깔창을 홍보하는 영업사원으로 변하는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OpenAI의 샘 알트만은 소셜미디어에서 "명백히 부정직한 광고"라며 즉각 반박했다. 랩 배틀은 아니지만, AI 업계만의 신경전이 공개적으로 벌어진 셈이다.
Meta는 Oakley 브랜드 AI 안경을 내세우며 스카이다이빙부터 농구까지 극한 상황에서의 활용법을 보여줬다. 아마존은 크리스 헴스워스가 등장하는 "AI가 나를 노린다" 컨셉의 코미디 광고로 새로운 Alexa+를 소개했다.
국내 광고업계에 미칠 파장
이런 변화가 한국 광고업계에도 곧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에서도 AI 활용 광고 제작 실험이 시작됐지만, 슈퍼볼처럼 대규모 캠페인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운 사례는 아직 드물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해외 마케팅에서 AI 광고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테크 기업들도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광고업계의 우려도 크다. 제작비 절감 효과는 분명하지만, 기존 광고 제작진들의 일자리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이 AI 생성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광고의 미래, 창작의 경계
스베드카의 실험은 광고 제작 과정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한다. 전통적으로 광고는 기획자, 디렉터, 배우, 편집자 등 수많은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이제 AI가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을 담당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품질과 진정성이다. AI가 만든 광고가 인간의 감정을 제대로 건드릴 수 있을까? 소비자들이 AI 생성 콘텐츠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Anthropic과 OpenAI의 설전은 또 다른 쟁점을 드러낸다. AI 자체가 광고 수익 모델의 중심이 되면서, 기술 기업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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