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법 판결, 무역전쟁의 진짜 승자는 누구였을까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의 긴급법 활용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 무역전쟁의 실제 피해와 승자를 분석해본다.
6조 3천억원.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로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추가로 지불한 비용이다. 미국 대법원이 지난 금요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긴급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한 글로벌 관세가 위법이라고 6대 3으로 판결하면서 드러난 숫자다.
대법원이 그은 선
존 로버츠 대법관이 작성한 다수 의견서는 명확했다. 1977년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는 트럼프가 주장한 광범위한 관세 권한을 뒷받침할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 법은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트럼프는 이를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라는 경제적 목적으로 활용했다.
판결의 핵심은 권력 분립이었다. 헌법상 무역 규제 권한은 의회에 있는데,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이를 우회했다는 지적이다. 보수 성향 판사 3명이 반대 의견을 냈지만, 로버츠 대법관을 포함한 다수는 행정부 권한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지속된 무역전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수입품 가격 상승을 고스란히 떠안았고,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와의 관계는 악화됐다.
무역전쟁의 실제 승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관세 정책의 실제 결과는 어땠을까?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보면 복잡한 그림이 나온다.
우선 피해 측면에서 보자. 미국 소비자들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25% 관세를 사실상 세금처럼 지불했다. 세탁기, 태양광 패널, 철강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층 부담이 늘었다. 특히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할인점을 주로 이용하는 중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일부 미국 기업들은 혜택을 봤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가격 경쟁력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는 철강을 원료로 쓰는 자동차, 건설업체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중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복잡하다. 대미 수출은 타격을 받았지만, 동시에 내수 시장 육성과 기술 자립에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화웨이 사태 이후 중국의 반도체 자립 노력이 가속화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에게 남긴 교훈
이번 판결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선 미국의 통상 정책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개인의 판단보다는 의회와 법원의 견제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는 의회 승인을 받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계속되면 "제3국 효과"로 수혜를 볼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에도 향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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