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에서 울린 잠수함 경고음, 중국이 더 긴장하는 이유
미 핵잠수함이 이란 호위함을 격침한 사건이 중국의 에너지 수송로 취약성을 드러내며 인도양 지정학에 미치는 파장을 분석합니다.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터진 한 발의 어뢰가 베이징까지 흔들고 있다. 이달 초 미국 핵잠수함이 이란 호위함을 격침한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중국의 에너지 생명줄이 얼마나 취약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첫 잠수함 격침
미 해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이 이란 해군 사한드급 호위함을 격침한 것은 194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란 측은 "도발적인 미군 행동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펜타곤은 "국제 해상로 보호를 위한 필요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사건 발생 지점은 콜롬보 남서쪽200해리 지점으로, 중동과 동아시아를 잇는 핵심 해상로 한복판이었다. 이 항로로는 매일 2,400만 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운송되는데, 그 중 68%가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이 더 초조한 이유
정작 당사자인 이란보다 중국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의 에너지 수입 85%가 바로 이 인도양 항로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말라카 해협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중국 경제의 동맥과도 같다.
베이징의 한 에너지 전문가는 "미군이 언제든 이 항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며 "우리의 에너지 안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건 발생 후 중국의 원유 선물 가격은 12% 급등했다.
중국은 그동안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항 등 인도양 연안 항구들을 확보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항구 인프라만으로는 해상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새로운 냉전의 바다
인도양은 이미 새로운 지정학적 각축장이 되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인도, 일본,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섰고,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로 맞서고 있다. 이번 잠수함 격침은 이 경쟁이 수면 아래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도 해군 전문가 라지 모한은 "잠수함 전쟁은 항공모함이나 구축함과 달리 은밀하고 예측 불가능하다"며 "인도양에서 벌어지는 수중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 최근 진급 핵잠수함을 인도양에 배치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의 잠수함 활동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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