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투자 지도, 바다와 육지로 갈라진다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해양국가는 외국인직접투자 1위 유지하지만, 태국-캄보디아 갈등과 미얀마 정치 불안으로 대륙부는 뒤처져
2026년,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 지역은 여전히 동남아시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다.
템플턴 리서치의 마커스 탄타우 수석연구원은 최근 디플로마트와의 인터뷰에서 "해양 아세안 국가들—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어느 정도는 필리핀—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대륙부 동남아시아는 뒤처질 것으로 전망된다.
6개월 갈등의 여파, 대륙부 투자 발목 잡아
대륙부 동남아시아가 어려운 이유는 명확하다.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6개월간 지속된 후에도 긴장이 계속되고 있고, 미얀마 군부는 "가짜 선거"라는 국제사회 비판 속에서도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애쓰고 있다. 라오스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정치적 불안정이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기업들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 기반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정치 리스크가 큰 지역은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베트남의 '비밀 공식'을 찾아라
그렇다면 해양국가들, 특히 베트남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탄타우 연구원은 "베트남은 확실히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국가 중 하나"라며 "아세안 내에서도 모든 나라가 베트남의 '비밀 공식'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성공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치적 안정성, 젊은 인구,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그리고 중국 대안으로서의 위치* 등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면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베트남은 최적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투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席 선출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그는 경제 개혁과 외국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그림자, 여전히 크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투자 지형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탄타우 연구원은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미와 유럽, 그리고 아세안 11개국 간 역내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동남아시아가 단순히 중국 의존적인 구조가 아니라, 다변화된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서구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중견국의 연대, 새로운 기회 창출하나
흥미로운 것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중견국들이 "함께 뭉쳐 하나의 블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타우 연구원은 카니 총리의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메뉴에 오른다"는 말을 특히 인상 깊게 평가했다.
이런 중견국 연대론이 현실화된다면 호주 같은 나라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개별적으로는 작은 시장이지만, 아세안이라는 6억 5천만 명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뭉친다면 협상력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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