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아공을 G7에서 밀어냈다, 중국이 손을 내밀었다
미국의 압박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G7 정상회의에서 퇴출된 날, 중국은 무관세 무역을 제안했다. 글로벌 남반구를 둘러싼 미중 경쟁의 최전선이 아프리카에서 다시 열리고 있다.
같은 날, 두 개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나는 파리에서 왔다. "오지 마세요." 다른 하나는 베이징에서 왔다. "우리가 있습니다."
2026년 3월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는 하루 만에 두 개의 상반된 메시지를 받았다. 오전에는 오는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릴 G7 정상회의 초청이 취소됐다는 통보가 왔다. 오후에는 중국이 남아공에 대한 무관세 무역 지속 지원을 약속했다.
초청장이 사라진 날
이 초청장은 원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건넨 것이었다. 지난해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마크롱은 라마포사에게 G7에 참석해달라고 개인적으로 요청했다. 아프리카 대륙 최대 경제국의 지도자를 선진국 클럽 테이블에 앉히겠다는 제스처였다.
그런데 그 초청장이 조용히 회수됐다. 남아공 대통령 대변인 빈센트 마그웨냐는 국영방송 SABC를 통해 그 이유를 공개했다. "미국이 남아공이 초청되면 G7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했다." 주최 측은 미국의 불참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남아공을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
프랑스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미국 압박 때문이 아니라, 마크롱이 케냐 나이로비를 방문하는 아프리카-프랑스 정상회의 일정이 있어 이번엔 케냐를 초청했다는 것이다. 라마포사 본인도 "G7에 초청받지 못한다고 해서 무시당하는 건 아니다"라며 사태를 진화하려 했다. 하지만 타이밍은 이미 모든 것을 말해버렸다.
왜 미국은 남아공을 꺼리는가
워싱턴이 남아공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여럿이다. 남아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서방과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유엔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했고, 러시아 해군 함정의 자국 항구 입항을 허용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 혐의로 제소한 당사국이기도 하다. 미국 입장에서 남아공은 '같은 편'이 아닌 나라다.
중국과의 관계도 변수다. 남아공은 브릭스(BRICS) 창립 멤버이자, 중국과의 무역·외교 관계를 꾸준히 강화해온 나라다. 서방이 '글로벌 남반구'라 부르는 개발도상국 블록에서 남아공은 중국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다.
중국의 타이밍
같은 날 중국이 무관세 지원 약속을 내놓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제적 지원이라는 실질적 카드를 꺼내며 "우리는 당신들을 내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 최대 무역 파트너로, 2023년 기준 중국-아프리카 교역 규모는 약 2,820억 달러에 달한다. 남아공은 그 중에서도 핵심 국가다.
베이징의 전략은 일관적이다. 서방이 조건을 붙이고 압박을 가하는 자리에, 중국은 '조건 없는 파트너십'을 내세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G7 퇴출이라는 외교적 굴욕이 발생한 바로 그날, 중국은 경제적 포용을 약속했다.
아프리카가 보는 풍경
이 사건을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시각으로 보면 결이 달라진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서방의 외교적 관여가 종종 조건과 압박을 동반한다고 느낀다. 민주주의, 인권, 지정학적 줄서기. 반면 중국은 내정 불간섭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인프라 투자와 무역을 앞세운다.
물론 중국식 파트너십에도 그림자가 있다. 부채 함정 외교 논란, 현지 노동자 고용 문제, 자원 추출 중심의 경제 구조 등은 아프리카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는 중국의 자기 규정이 실제로 얼마나 유효한지는 아프리카 각국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한국의 관점에서 이 사건은 낯설지 않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구조적 압박, 어느 한쪽과 가까워지면 다른 쪽이 불편함을 드러내는 방식. 남아공이 겪은 이 하루는, 많은 나라들이 매일 겪는 외교적 현실의 압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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