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실적 호조에도 주가 급락, AI가 기업 소프트웨어를 삼키고 있나
세일즈포스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4.5% 급락.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진짜 이유는?
112억 달러 매출에 주당순이익 3.81달러. 세일즈포스가 2월 26일 발표한 4분기 실적은 모든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런데 주가는 장후거래에서 4.5% 급락했다. 왜일까?
숫자는 좋았지만, 투자자들은 걱정한다
세일즈포스의 4분기(1월 31일 마감)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12억 달러로 예상치 111억8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조정 주당순이익도 3.81달러로 컨센서스를 77센트나 상회했다.
특히 새로운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는 출시 이후 2만9000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8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 포드, AT&T, 모더나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고객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주가는 떨어졌다. 올해 들어 이미 27% 하락한 세일즈포스 주가가 183달러 근처까지 밀렸다. 52주 최저점 178.16달러와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
성장의 그림자: 유기적 성장률의 함정
문제는 세부 지표에 있었다. 향후 12개월 계약 수주 잔고(cRPO)는 13% 증가했지만, 최근 인수한 인포매티카가 4%포인트를 기여했다. 즉, 순수한 세일즈포스 자체 성장률은 9%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원했던 건 두 자릿수 성장이었다. "에이전트포스 같은 신기술과 기존 레거시 사업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느냐"는 의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 셈이다.
또한 일반회계기준(GAAP) 기준 운영마진은 전년 대비 압축됐고, 시장 예상치도 밑돌았다. 비GAAP 지표는 좋았지만,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진짜' 숫자에 더 주목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 IT 기업들에게도 시사점을 준다. 삼성SDS, LG CNS 같은 국내 기업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AI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SI(시스템통합) 사업 모델이 AI 자동화로 인해 위협받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들이 글로벌 AI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도 AI 기반 서비스로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다.
500억 달러 자사주 매입의 메시지
세일즈포스는 4분기에 4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새롭게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시가총액 1800억 달러의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경영진이 자사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는 신호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담하다. 문제는 단기 실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AI가 전통적인 기업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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