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포스 연매출 1조원 돌파, 세일즈포스의 반격
세일즈포스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에이전트포스 연매출이 12억 달러를 기록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잡아먹는다는 공포 속에서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바뀌고 있나.
올해 들어 주가가 33% 빠진 기업이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은 이 회사가 AI에 의해 서서히 대체될 것이라고 베팅해왔다. 그런데 숫자가 나왔다.
세일즈포스는 5월 28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 111억 3천만 달러, 주당조정이익 3.88달러. 월가 예상치(매출 110억 5천만 달러, EPS 3.12달러)를 모두 넘었다. 특히 EPS는 예상을 24% 초과했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15억 4천만 달러에서 21억 1천만 달러로 뛰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숫자 하나가 모든 걸 설명한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받은 수치는 하나다. 에이전트포스의 연환산 매출이 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 달러 고지를 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205% 성장이다.
에이전트포스는 영업, 고객서비스, 마케팅 등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세일즈포스가 2024년 하반기부터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핵심 베팅이다. 12억 달러라는 숫자는 절대 규모로는 아직 작다. 전체 매출 111억 달러 대비 1% 남짓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와 방향성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다르다.
세일즈포스의 구독·지원 매출 구조를 보면 현재 상황이 더 선명해진다. 에이전트포스 관련 앱(영업, 서비스, 마케팅, 커머스, 슬랙 포함) 매출은 69억 1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9% 성장에 그쳤다. 반면 데이터 플랫폼과 기타 구독 매출은 36억 8천만 달러로 25% 성장했다. 지난해 96억 달러에 인수한 인포마티카에서 4억 2,800만 달러가 포함된 수치다.
성장하는데 왜 주가는 내려갔나
답은 가이던스에 있다. 세일즈포스는 다음 분기 매출을 112억 7천만~113억 5천만 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예상치 113억 6천만 달러에 살짝 못 미친다. 연간 전망도 459억~462억 달러로, 중간값 460억 5천만 달러는 애널리스트 예상치 461억 2천만 달러를 아슬아슬하게 밑돈다.
더 큰 문제는 잔여이행의무(RPO)다. 아직 인식되지 않은 계약 매출의 총합인 이 지표는 6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 686억 1천만 달러에 못 미쳤다. RPO는 미래 매출의 선행지표다. 지금 당장의 실적이 좋아도, 파이프라인이 기대보다 얇다는 신호다.
AI가 SaaS를 잡아먹는다는 공포의 실체
올해 세일즈포스 주가가 33% 하락하는 동안 S&P 500은 10% 올랐다. 이 격차는 단순한 실망 매도가 아니다. 시장은 구조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ChatGPT, Claude, Gemini 같은 범용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기업들이 굳이 수백만 달러짜리 CRM 라이선스를 유지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 공포는 세일즈포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SAP 등 기업용 SaaS 전반이 같은 압박을 받고 있다. 수십 년간 기업 IT의 핵심을 장악해온 이 소프트웨어들이, AI 네이티브 경쟁자들에 의해 기능 단위로 해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세일즈포스의 답변이 에이전트포스다. 기존 CRM 데이터와 워크플로우 위에 AI 에이전트를 얹어, 단순 기록 시스템에서 능동적 실행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재향군인 건강관리청(VHA)이 슬랙 기반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이 분기에 발표됐다. 공공 부문 레퍼런스를 쌓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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