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듀발의 죽음이 던지는 질문, 진짜 배우란 무엇인가
95세로 세상을 떠난 로버트 듀발. 140편의 영화, 60년 커리어가 보여준 '진짜 배우'의 조건을 되돌아본다.
140편의 영화, 60년의 커리어, 그리고 마지막까지 은퇴하지 않은 채 카메라 앞에 선 남자. 로버트 듀발이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첫 영화 출연작 앵무새 죽이기에서 듀발은 단 한 마디 대사도 없었다. 신비로운 이웃 부 래들리 역할로 1962년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금발 머리와 움푹 꺼진 눈으로 동시에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늙은이 같은 기묘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제대로 된 명성을 얻기까지 10년이 더 걸렸지만, 이미 그 순간부터 할리우드에서 가장 다재다능하고 매혹적인 배우 중 한 명이 될 운명이었다.
말없는 데뷔에서 전설이 되기까지
듀발의 진짜 돌파구는 매시와 THX 1138에서 왔다. 한국전쟁 풍자 영화 매시에서는 분노에 찬 악역 프랭크 번스 소령을, SF 영화 THX 1138에서는 감정이 금지된 세상에서 로봇 경찰에게 쫓기는 공무원을 연기했다. 전혀 다른 두 캐릭터였지만, 듀발은 각각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보였다.
대부에서의 톰 헤이건 역할로 첫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을 때, 듀발은 41세였다. 시칠리아 마피아 가족의 독일계 아일랜드인 양아들로, 항상 핵심 권력에서 한 발짝 떨어진 채 냉정하게 조언하는 고문 역할이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장면을 압도하는 연기였다.
하지만 듀발은 조용한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지옥의 묵시록에서 "아침 네이팜 냄새"를 예찬하는 킬고어 중령으로, 네트워크에서 격앙된 TV 임원으로, 위대한 산티니에서 가족에게 분노를 퍼붓는 해병대 베테랑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오스카, 그 의미는
듀발이 마침내 아카데미상을 받은 것은 1984년, 53세의 나이였다. 작품은 텐더 머시스.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 중인 몰락한 뮤지션 역할이었다. 흥미롭게도 배급사 유니버셜 픽처스는 이 영화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몰라 아무런 마케팅 없이 극장에 내보냈고, 곧바로 케이블 TV에 팔아버렸다. 그런데 케이블에서 히트를 치면서 개봉 1년 후 뒤늦게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는 듀발이라는 배우의 본질을 보여주는 일화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스타 시스템보다는 순수한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였다는 것이다.
시대를 관통한 필모그래피의 비밀
듀발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할리우드 산업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60년대 클래식 앵무새 죽이기와 트루 그릿, 1970년대 뉴 할리우드의 도전작들, 1980년대 TV 미니시리즈 론섬 도브, 1990년대 액션 블록버스터들, 그리고 21세기 웨스턴 영화의 부활까지.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어떤 장르, 어떤 시대에서도 절대 대충 연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블록버스터든 독립영화든 항상 최선을 다했다. 이는 같은 시대의 알 파치노나 로버트 드니로도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일관성이었다.
한국 배우들이 배워야 할 것
듀발의 커리어를 보면서 한국의 배우들과 영화산업이 생각해볼 지점들이 있다. 그는 31세에 데뷔해서 95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은퇴하거나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은데, 듀발은 나이를 오히려 무기로 활용했다.
또한 그는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진지한 드라마에서 코미디까지, 주연에서 조연까지 가리지 않고 연기했다. 한국 톱스타들이 이미지 관리를 위해 역할을 제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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