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경고, 당신의 난방비가 위험하다
중동 전쟁 확산 시 걸프 국가들이 에너지 수출 중단을 경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한국 소비자에 미칠 충격 분석
카타르가 던진 한 마디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전쟁이 확산되면 몇 주 내에 걸프 지역의 에너지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출국의 이 경고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
숫자로 보는 충격의 크기
카타르는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의 22%를 담당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12%), UAE(7%) 등 걸프 국가들까지 합치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40% 이상이 위험에 노출된다.
한국은 특히 취약하다. 우리나라 천연가스 수입의 31%가 카타르에서 온다. 한국가스공사는 카타르와 2049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고 있지만, 전쟁 상황에서는 계약서도 무력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전 세계 LNG 물동량의 3분의 1이 이 좁은 해협을 지난다.
두 개의 시나리오
낙관론자들은 이를 협상용 카드로 본다. 걸프 국가들이 실제로 에너지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석유 수출 수입이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국가가 스스로 경제적 자살을 할 리 없다는 논리다.
현실주의자들은 다르게 본다. 1973년과 1979년 석유 파동을 상기시킨다. 당시에도 "설마"라고 했지만 현실이 됐다. 지정학적 위기 앞에서 경제적 합리성은 종종 무력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미 비상 계획을 점검 중이다. 전략 석유 비축분 방출, 대체 공급처 확보, 수요 억제 조치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의 선택지는?
한국전력의 LNG 발전 비중은 27%다. 공급 차질 시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미 호주, 미국산 LNG 도입 확대를 검토 중이지만, 단기간에 31%의 공백을 메우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100달러 수준인 천연가스 가격이 2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이 2배 오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철강업체들도 비상이다. 천연가스는 철강 생산의 핵심 원료다. 에너지 비용 급등은 곧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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