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영국에 던진 질문, "디에고 가르시아를 믿어도 되나?
영국이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하면서 미군 기지 디에고 가르시아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는 영국을 신뢰할 수 있을까?
99년간 임대료를 내고 사용해온 미군 기지가 하루아침에 다른 나라 땅이 될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현실이다.
영국 정부가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안에 위치한 디에고 가르시아 미군 기지의 운명이 불투명해졌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에게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하지만,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의 눈에는 영국이 미국을 속이려 한다고 보인다.
전략적 요충지를 둘러싼 복잡한 거래
디에고 가르시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인도양 한복판에 위치한 이 7평방마일 크기의 환초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중동에서 아시아까지, B-52 폭격기와 핵잠수함이 드나드는 전략 거점이다.
문제는 영국이 2024년 10월 차고스 제도 전체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물론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는 99년간 계속 운영할 수 있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믿지 않는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영국이 미국과 상의도 없이 중요한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킨 셈이다.
영국 정부는 이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국제사법재판소가 2019년 영국의 차고스 제도 점유를 불법이라고 판결했고, 유엔 총회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에서는 "왜 미국과 먼저 협의하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신뢰의 위기, 그리고 중국의 그림자
트럼프의 우려는 단순히 절차적 문제를 넘어선다. 모리셔스가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걱정거리다. 중국은 이미 모리셔스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도양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만약 모리셔스가 99년 임대 계약을 중도에 파기하거나, 기지 운영에 제한을 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의 압력 하에서 모리셔스 정부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을까? 이런 질문들이 워싱턴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기지 운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인의 약속이 99년간 지켜질 거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특히 영국 자체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교 정책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말이다.
동맹의 딜레마
이 상황은 미영 특수관계의 본질적 문제를 드러낸다. 영국은 여전히 과거 제국의 유산을 정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고, 미국은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 거점이 필요하다.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남의 일이 아니다. 한반도 주변에도 미군 기지들이 있고, 동북아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이들 기지의 역할과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자국의 주권과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어떻게 균형 맞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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