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 해도 ARK를 잡은 창업자의 비밀
AI 붐 속에서 비AI 스타트업 Lucra Sports가 Cathie Wood의 ARK Invest를 시리즈B 리드 투자자로 유치한 방법. 다트바에서 시작된 네트워킹과 역발상 피칭 전략의 실체.
모든 VC가 AI만 보고 있을 때, AI를 안 만드는 회사가 가장 유명한 AI 투자자를 잡았다.
지난달 Lucra Sports는 2,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를 마감했다. 리드 투자자는 Cathie Wood의 ARK Invest 벤처 펀드. 이 조합이 눈에 띄는 이유가 있다. ARK는 과거 유사한 이스포츠 기업 Skillz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빠져나온 전력이 있다. 그런데도 다시 같은 섹터에 베팅했다. 더 흥미로운 건, Lucra는 현재 VC 업계가 가장 열광하는 분야인 AI와 무관하다는 점이다.
다트바에서 시작된 투자 유치
Lucra Sports CEO Dylan Robbins의 이야기는 뉴욕의 한 바에서 시작된다. 다트를 던지다 옆에 선 남자와 몇 게임을 즐겼다.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 했다. 6개월 후, 같은 바에서 우연히 다시 마주쳤고, 그제야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다. 그 남자는 ARK에서 일하고 있었다.
"절대 상대방이 누군지 모른다. 그냥 나가서 친절하게 대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즐겨라." Robbins가 직접 한 말이다. 이 만남은 시리즈A에서 ARK의 소규모 투자로 이어졌고, 이후 시리즈B의 리드 투자까지 연결됐다.
Lucra가 하는 일은 단순하다. 기업들이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포인트 적립 대신 온라인 게임 토너먼트나 내기 기능을 붙일 수 있게 해주는 화이트라벨 플랫폼이다. Five Iron Golf, Dave & Buster's, Chess King 같은 곳이 고객사다. 쿠폰 대신 게임으로 고객을 묶는 방식이다.
AI 피칭 벽을 어떻게 넘었나
2025년 4분기, Robbins는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나섰다. 타이밍이 최악이었다. "미팅의 3분의 1은 내 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끊겼다. '우리는 지금 AI만 투자한다'고." 나머지도 피치를 들은 뒤 같은 말을 했다.
그는 전략을 바꿨다. 덱의 첫 장부터 AI를 꺼냈다. 논리는 이렇다. AI가 성공하면 사람들은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친구들과 게임을 더 많이 즐길 것이다 — Lucra에게 유리하다. AI가 실패하면, 비AI 베팅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오히려 스마트한 선택이 된다. 어느 쪽이든 헤지가 된다는 주장이었다.
"이 논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투자자는 소수였다"고 Robbins는 인정했다. ARK는 그 소수 중 하나였다. ARK가 라운드에 들어오자, 다른 VC들에게 소개해주며 라운드를 채우는 데 도움을 줬다.
거절 편지를 벽에 붙인 이유
Robbins가 강조한 세 번째 교훈은 꿈의 크기다. 그는 TAM(전체 시장 규모)을 피클볼부터 Wordle까지 게임을 즐기는 모든 미국인 18~70세로 설정했다. "사실상 미국 성인 전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한 VC로부터 받은 거절 메일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TAM이 너무 작다." 성장 곡선이 우상향이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제시했는데도. Robbins는 이 메일을 프린트해서 벽에 붙였다. 더 크게 생각하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경고로.
"벤처 캐피털을 원한다면 진짜 크게 스윙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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