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만에 풀린 영공 폐쇄, 드론 방어의 딜레마
텍사스 엘패소 영공이 드론 방어 레이저 때문에 8시간 폐쇄됐다. 민간 항공기 안전과 국경 보안 사이의 균형점은 어디일까?
10일 예정이던 영공 폐쇄가 8시간 만에 해제됐다. 텍사스 엘패소와 뉴멕시코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미국의 드론 방어 체계가 얼마나 준비되지 않았는지 보여준다.
파티 풍선을 향해 쏜 레이저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펜타곤 제공 레이저 무기로 멕시코 마약 카르텔 드론을 격추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파티 풍선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민간 항공기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연방항공청(FAA)의 우려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처음에 "멕시코 마약 카르텔 드론 침입 가능성" 때문이라고 했지만, 뉴욕타임스 등은 레이저 무기 사용에 따른 민간 항공기 안전 우려가 진짜 이유라고 보도했다.
소통 부재가 만든 혼란
백악관 관계자는 "FAA 관리자가 백악관, 펜타곤, 국토안보부에 알리지 않고 독단으로 영공을 폐쇄했다"고 더 힐에 밝혔다. 반면 FAA는 레이저 무기가 언제까지 사용될지 정보를 받지 못해 10일이라는 긴 폐쇄 기간을 설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와 뉴멕시코 의원들은 목요일 국토안보부, 국방부, 교통부 장관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기밀 브리핑을 요청했다. "각 기관의 역할과 소통 실패 지점을 명확히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공유하라"는 내용이다.
저가 드론 시대의 새로운 위협
이번에 사용된 무기는 방산업체 에어로바이론먼트의 LOCUST 시스템이다. 20킬로와트 출력의 비교적 저전력 레이저로, 소형 드론 격추용이다. 육군은 지난해 "저가이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드론의 확산으로 단거리 방공에 초점이 이동했다"며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드론을 격추하거나 전파를 교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가장 무해해 보이는 레이저 포인터조차 조종사와 항공기에 위험을 줄 수 있다.
조종사들의 불안
익명을 요구한 여러 민간·상업 조종사들은 이번 사건을 "극도로 우려스럽다"고 WIRED에 말했다. 한 조종사는 "10일 동안 발이 묶이거나 레이저에 맞고 싶지 않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절차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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