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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를 사면 죽는다 — 그런데 왜 또 샀을까?
테크AI 분석

워너를 사면 죽는다 — 그런데 왜 또 샀을까?

7분 읽기Source

파라마운트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10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려 한다. 역사는 워너 인수가 곧 파멸이라고 말하는데, 엘리슨 부자는 왜 이 도박을 선택했나.

AOL이 죽었다. AT&T가 휘청였다. 디스커버리는 아직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셋의 공통점은 하나다. 워너를 샀다.

그런데 이번엔 파라마운트가 손을 들었다.

워너는 왜 항상 살아남는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한 기업치고 멀쩡히 살아남은 곳이 없다. AOL은 2000년 세기의 합병이라 불리며 타임워너와 손잡았지만, 결국 사라진 건 AOL이었다. AT&T는 2018년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타임워너를 품었다가 2022년 다시 뱉어냈다. 그리고 디스커버리가 그 파편을 주워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만들었지만, 지금도 부채와 씨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데이비드 엘리슨이 나섰다. 스카이댄스 미디어를 이끄는 그는 이미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상태에서 워너까지 주당 31달러, 총 100억 달러 이상에 사겠다고 나섰다. 한때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던 넷플릭스가 막판에 발을 뺀 자리를 차지하며, 30%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딜을 가져왔다.

숫자가 눈에 띈다. 파라마운트의 시가총액은 넷플릭스약 40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보다 더 많은 돈을 냈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데이비드의 아버지,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보증을 섰다. 개인 재산의 대부분이 오라클 주식에 묶여 있는 그가, 왜 AI 인프라 기업의 지분을 미디어 회사 지분과 맞바꾸려 하는 걸까.

빚으로 쌓은 제국, 버틸 수 있을까

이 딜의 핵심은 콘텐츠도, 기술도 아니다. 부채다.

미디어 분석 기관 라이트쉐드 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 리치 그린필드에 따르면, 이번 거래의 레버리지 비율은 EBITDA 대비 7배에 달한다. 쉽게 말해, 벌어들이는 돈의 7배에 해당하는 빚을 지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 수준의 부채를 감당하려면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자산, 즉 케이블 TV 채널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엘리슨이 경쟁자들보다 유리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넷플릭스도, 컴캐스트도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사업만 원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케이블 네트워크 자산은 아무도 손대려 하지 않았다. 엘리슨은 그 쓸모없어 보이는 자산까지 통째로 사겠다고 했고, 그 덕분에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었다. 쇠락하는 자산이 협상의 무기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 현금 흐름은 오래가지 않는다. 선형 TV 시청자는 구조적으로 줄고 있다. 극장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 대비 27% 감소했고, 티켓 가격은 25% 이상 올랐다. 실제로 극장 좌석을 채우는 사람의 수는 6년 전의 절반 이하다. 녹아내리는 얼음 덩어리를 팔아 새 사업의 연료로 쓰겠다는 전략, 얼음이 충분히 녹기 전에 새 엔진이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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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위협일까

데이비드 엘리슨은 기술로 할리우드를 바꾸겠다고 말한다. 스트리밍 플랫폼을 오라클 클라우드로 통합하고,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비용을 대폭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블록버스터 한 편에 드는 수억 달러의 비용을 AI로 30~60% 줄일 수 있다면, 수익 구조가 달라진다는 논리다.

그런데 그린필드는 여기서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AI가 스튜디오의 비용을 낮춰준다면, 동시에 유튜브 창작자들의 콘텐츠 품질도 높여주지 않을까? 지금도 유튜브는 TV 시청 시간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몇 년 안에 누구나 AI로 영화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수십억 달러짜리 스튜디오 IP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오라클 클라우드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중 오라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곳은 사실상 없다. 틱톡이 일부 사용하지만, 그건 짧은 수직형 영상이다. 라이브 스포츠, 뉴스, 장편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수천만 명에게 전송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파라마운트 플랫폼의 오라클 이전이 올여름으로 예정되어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사이에서 살아남기

이 딜의 진짜 승부처는 기술이나 부채가 아니라, 사람들이 앱을 매일 여는가이다.

넷플릭스유튜브는 습관이 됐다. 퇴근 후 별생각 없이 켜는 앱. 반면 HBO 맥스파라마운트 플러스는 보고 싶은 에피소드가 올라왔을 때만 열고, 다 보면 닫는다. 그린필드는 이를 "일상적 사용 앱"과 "목적형 앱"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승자독식은 역사적 패턴이다.

더 구체적인 문제도 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HBO 맥스 모두 구독자의 상당 부분을 아마존 채널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이 경우 마케팅은 아마존이 하고, 사용자는 아마존 앱 안에서 콘텐츠를 본다. 자체 앱을 쓰지 않는다. 엘리슨이 진정으로 넷플릭스디즈니 수준의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면, 이 채널 의존을 끊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마케팅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뜻이고, 그 비용은 AI로 절감한 제작비를 훨씬 초과할 수 있다.

CNN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현재 약 3,000명이 일하는 CNN은, 딜이 마무리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선형 TV 광고 수익은 구조적으로 줄고 있고, 유튜브에 무료로 뿌려봤자 수익이 나지 않는다. 규모 있는 뉴스룸을 유지할 수 있는 유료 배급 채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미디어 산업이 봐야 할 이유

이 딜은 태평양 건너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한국 미디어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넷플릭스는 이미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파라마운트워너가 합쳐진 새 회사가 글로벌 콘텐츠 경쟁에서 한국산 IP를 어떻게 다룰지는 직접적인 비즈니스 문제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로 검증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의 재편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 주목해야 한다.

네이버카카오가 웹툰, 웹소설 IP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진입하려는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대형 스튜디오들이 AI와 부채 사이에서 허덕이는 동안, IP를 가진 작은 플레이어에게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반대로, 거대 자본이 IP 시장을 더욱 집중시킬 수도 있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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