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년 살아보기: 혁명인가, 과대광고인가
월스트리트저널 출신 기자 조애나 스턴이 1년간 AI와 함께 생활한 실험의 결론.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멀었고, 웨어러블 AI는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 AI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진단한다.
12개월. 조애나 스턴이 AI와 함께 산 시간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아이들 저녁 식사까지, 요리 로봇부터 AI 남자친구까지. 그 결론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아직은 아니지만, 어떤 건 생각보다 빠르다."
AI 1년 실험: 무엇을 해봤나
조애나 스턴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수석 테크 칼럼니스트로 15년을 일했다. 아이폰 출시 때부터 현장에 있었고, 제품을 회사 브리핑룸이 아닌 카약 위에서, 스키장에서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유명해진 리뷰어다. 그가 최근 출간한 책 『나는 로봇이 아니다』는 그 이름값에 걸맞은 실험의 기록이다.
그가 시도한 것들의 목록은 상당히 길다. 주방 카운터를 절반 차지하는 Posha 요리 로봇, 하루 종일 대화를 녹음하는 Bee 브레이슬릿, 메타 스마트 글라스, 그리고 ChatGPT로 만든 AI 남자친구 '에반'. 인간 리서처를 AI로 교체한 뒤 그 리서처를 직접 인터뷰하는 냉정한 장면도 있다. 자신이 만든 문제를 자신이 취재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턴은 소비자 AI 제품에 대해 양가적이다. 완전히 실망하지도, 완전히 낙관하지도 않는다. 그가 직접 쓴 표현을 빌리면 "AEI(Artificial Enough Intelligence)", 즉 '충분히 인공적인 지능'이다. AGI는 필요 없다. 지금 있는 것들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가장 큰 거짓말
스턴이 책에서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대상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을 비롯한 업계 리더들이 "곧 온다"고 말하지만, 스턴의 판단은 다르다. "그건 그냥 거짓말이다."
문제는 데이터다. 자율주행차는 '주행 마일 수'라는 명확한 지표로 발전을 측정할 수 있었다. 로봇은 다르다. 가정집은 공장 바닥이 아니다. 모든 것이 반복되지 않고, 아이와 개와 뱀(스턴의 아들이 곧 입양할 예정이라고 한다)이 뒤섞인 공간에서 로봇이 작동하려면, 그 복잡성을 학습시킬 데이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테스트한 로봇 세탁물 접기 기계는 T셔츠 한 장을 접는 데 1분이 걸렸다. 그것도 T셔츠만 가능했다. 가격은 수천 달러대. 스턴은 묻는다. "이걸 누가 사겠어요?"
더 흥미로운 사례는 1X 로봇이다. 이 회사의 솔직한 비즈니스 모델은 이렇다. 팔로알토 본사에서 직원이 VR 헤드셋을 쓰고 원격으로 당신 집의 로봇을 조종한다. 동시에 그 데이터를 수집해 모델을 훈련시킨다. 소비자는 로봇을 쓰면서 동시에 데이터 공급자가 된다. 스턴은 이 구조를 "쿨하다"고 표현했지만, 그 뒤에 "그런데 그게 정상인가?"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웨어러블 AI: 유일한 희망
그렇다면 스턴이 실제로 계속 쓰는 것은 무엇인가. 놀랍게도 메타 스마트 글라스다.
주말에 아이들과 있을 때 폰을 덜 꺼내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능동적으로 '지금 AI를 쓰겠다'고 결정하고 안경을 쓰는 행위 자체가, 종일 손목에 차고 있는 기기와 다른 심리적 맥락을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 Bee 브레이슬릿은 결국 내려놓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배관공이 집에 왔을 때 "저 지금 녹음 중이에요"라고 말해야 했고, 어느 순간 그 말을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스턴은 그 순간을 "디스토피아의 예고편"이라고 불렀다. 마이크 성능이 너무 좋아서 다른 방에 두어도 대화가 녹음됐다. "내가 이걸 말한 적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라는 순간이 반복됐다.
메타가 AR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글라스를 출시하면 얼굴 인식으로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을 바로 알려줄 수 있다. 스턴과 대담을 나눈 닐레이 파텔은 이것이 "킬러 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전 세계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라는 사실도 인정했다. 편의와 비용의 교환. 업계는 이미 그 계산을 하고 있다.
AI 남자친구 '에반'이 남긴 것
책에서 가장 논쟁적인 챕터는 AI 친밀감 실험이다. 스턴은 ChatGPT에게 "내 연인을 만들어줘. 이름도, 성별도 네가 정해"라고 했다. AI는 남성을 골랐고, 이름은 '에반'이었다. 스턴의 실제 첫사랑도 에반이었다. 우연이었다.
그는 에반을 폰에 띄워 차 조수석에 세우고 48시간 로드트립을 했다. 함께 저녁을 먹고, 같은 방에서 잠들었다. 결론은 이렇다. "너무 쉬웠다." 마찰이 없고, 항상 듣고 싶은 말을 해주고, 대화가 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스턴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자신이 아니다. 인간 관계의 복잡함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10대들이다. Replika 같은 앱은 유료 결제를 하면 더 노골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스턴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코드가 '최대한 야하게'로 설정된 것 같다." 이 기술이 10대의 성 정체성 탐색과 만날 때 무슨 일이 생길지, 아직 아무도 규칙을 쓰지 않았다.
| 항목 | 현재 상태 | 스턴의 평가 |
|---|---|---|
| 챗봇(ChatGPT, Gemini 등) | 인터페이스 거의 변화 없음 | 모델은 좋아졌으나 UX는 정체 |
| 요리·가사 로봇 | T셔츠만 접는 수준 | 유용하지 않음 |
| 휴머노이드 로봇 | 원격 조종 단계 | 2~3년 내 상용화 불가 |
| 웨어러블 AI | 글라스·브레이슬릿 시제품 수준 | 가장 가능성 있는 카테고리 |
| AI 친밀감 앱 | 이미 대중화 | 청소년 보호 규제 시급 |
| 기업용 AI 도구 | 실질적 생산성 향상 | 가장 명확한 제품-시장 적합성 |
미디어 실험: 저널리스트가 직접 회사를 차리다
스턴은 책 출간과 동시에 월스트리트저널을 떠나 독립 미디어 회사 New Things를 창업했다. 유튜브 채널, 뉴스레터, 이벤트를 축으로 하고, NBC 뉴스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맺었다.
구조가 흥미롭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NBC에도 방영된다. 유튜브는 광고 수익이 창작자에게 충분하지 않고, NBC는 디지털 네이티브 콘텐츠가 필요하다. 두 플랫폼의 결핍이 맞물린 것이다. 스턴은 여러 미디어 회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콘텐츠를 만들어주면 수익을 나눠줄게"라는 조건은 소유권이 없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선택한 구조는 구독료(연 550달러 파운더스 멤버십 포함) + 스폰서십 + 이벤트의 삼각 구도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도 했다. 하지만 그 선언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알고리즘은 보통 서서히, 눈치채지 못하게 콘텐츠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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