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망가 불법 사이트 폐쇄, 디지털 저작권 전쟁의 새 국면
일본-중국 공조로 Bato.to 등 60개 망가 불법 사이트 운영자 체포. 스캔레이션 문화와 디지털 저작권 보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12년간 운영되며 전 세계 망가 팬들의 성지로 불렸던 Bato.to가 마침내 문을 닫았다. 일본 콘텐츠해외유통협회(CODA)는 11월 19일 중국 당국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Bato.to와 관련 사이트 60여 개를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스캔레이션의 거대한 생태계
Bato.to는 2014년 출범 이후 '스캔레이션(scanalation)'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스캔레이션은 망가나 만화를 스캔한 뒤 다른 언어로 번역해 편집하는 작업을 뜻한다. 이 사이트는 xbato.com, mangapark.io 등 수십 개의 관련 도메인을 통해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체포된 운영자는 자신이 이들 사이트를 운영했다는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폐쇄가 단순히 하나의 사이트가 사라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디지털 수사의 새 모델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일본과 중국 당국의 협력이다. 디지털 저작권 침해는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범죄다. 서버는 한 나라에, 운영자는 다른 나라에, 이용자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그동안 이런 복잡성 때문에 단속이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일본 출판사들이 중국 당국과 직접 협력해 성과를 낸 이번 사례는 향후 국제적 저작권 보호 수사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같은 국내 웹툰 플랫폼들도 해외 불법 복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국제 공조 방식은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팬 문화와 저작권 보호 사이의 딜레마
하지만 이번 폐쇄를 둘러싼 시각은 복잡하다. 망가 팬들에게 스캔레이션 사이트들은 단순한 '불법 사이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식 번역이 늦거나 아예 출간되지 않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도 일본 망가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정식 발매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팬들은 "창작자를 지원하고 싶지만 접근할 방법이 없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다.
반면 출판사들은 이런 불법 유통이 정당한 수익 창출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본 망가 산업의 해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불법 복제로 인한 손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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