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면, 기름값은 내려갈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 가능성에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았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와 기업에 실질적인 변화가 올지는 별개의 문제다.
주유소 앞 가격판은 아직 그대로다. 하지만 국제 원유 시장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았다. 최근 며칠간 급등세를 보이던 원유 가격이 협상 타결 기대감에 진정되는 모습이다. 시장이 이 해협 하나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지나는 길목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폭 33~96km의 좁은 수로다. 하지만 이 좁은 길목으로 전 세계 석유 교역량의 약 20%,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5%가 통과한다. 하루 통과량으로 따지면 원유만 약 2,000만 배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이 해협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으로 에너지를 수출한다.
해협이 막히거나 위협받을 때마다 국제 유가가 출렁이는 건 이 때문이다. 이번에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빠르게 반응했고,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진정됐다. 시장은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와 최선의 시나리오 사이를 오간다.
한국은 왜 특히 긴장하는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약 93%에 달하는 나라다. 그중 중동산 원유 비중은 전체 수입량의 70% 안팎.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한국 에너지 공급의 대동맥이다.
유가가 오르면 파급 효과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에서 끝나지 않는다. 항공유 가격 상승은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고, 나프타 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제품 전반의 원가를 끌어올린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같은 정유사들의 마진 구조도 바뀐다. 운송비가 오르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도 흔들린다. 유가 배럴당 10달러 상승은 한국의 연간 수입 부담을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 늘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협상 낙관론, 그러나 변수는 여전히 많다
이번 안정세의 배경은 협상 타결 '기대감'이지, 타결 '확정'이 아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은 단일 협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 예멘 내전, 이스라엘-하마스 갈등 등 여러 변수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얽혀 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기대감 랠리'가 실망으로 끝난 사례를 수차례 목격해왔다. 협상 낙관론이 퍼질 때마다 유가가 내리고, 협상이 결렬되거나 새로운 긴장이 생기면 다시 오르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금의 안정세가 구조적 변화인지, 일시적 숨 고르기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반론도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OPEC+의 증산 결정,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가 상승 압력 자체가 이전보다 약해졌다고 본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더라도 유가가 극단적으로 치솟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승자와 패자
유가가 안정되거나 하락하면 누가 웃고 누가 우는가.
웃는 쪽: 항공사, 해운사, 석유화학 기업, 자동차 소비자, 물가 안정을 바라는 가계.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료비가 전체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만큼, 유가 하락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우는 쪽: 국내 정유사들은 유가 하락기에 재고 평가손실을 입을 수 있다. 에너지 관련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중동 산유국들은 재정 수입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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