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실수로 릴리가 비만치료제 1위 굳혔다
노보 노디스크의 연이은 실수로 일라이 릴리가 비만치료제 시장 독주 체제를 구축. 한국 제약업계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는?
덴마크 거인의 추락, 미국 승자의 독주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벌어진 2조원 규모의 판도 변화. 한때 이 분야의 절대강자였던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연이은 실수로 무너지면서, 미국 일라이 릴리가 독보적 1위로 올라섰다.
문제는 단순한 순위 바뀜이 아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34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 번의 실수가 회사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는 점이다.
노보의 치명적 실수들
노보 노디스크의 몰락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18개월간 쌓인 실수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가장 큰 타격은 공급 부족 사태였다. 자사의 대표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생산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폭발적 수요가 몰리자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고, 환자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임상시험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하려던 대규모 연구에서 예상보다 낮은 효과가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렸다.
릴리의 완벽한 타이밍
일라이 릴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자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며 시장 공백을 메웠다.
특히 젭바운드는 임상시험에서 평균 2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며 경쟁사 제품을 압도했다. 노보의 위고비가 15% 내외의 효과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한 차이다.
결과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들어 일라이 릴리 주가는 47% 상승한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12% 하락했다.
한국 제약업계가 놓치고 있는 것
이 상황에서 한국 제약업계의 대응은 아쉽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 대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는 소극적이다.
하지만 기회는 여전히 있다. 아시아인 특화 비만치료제나 부작용을 줄인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는 후발주자도 승부를 걸 수 있다. 실제로 HK이노엔과 한미약품 등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투자 규모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R&D에 연간 수조원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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