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기업, 미국 진출을 위한 새로운 우회로
네오볼타와 중국 포티스엣지의 합작투자는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청정에너지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미국의 주거용 에너지 저장 회사 네오볼타가 중국 포티스엣지와 손잡고 그리드용 배터리를 제조하기로 했다. 조지아주 공장에서 오는 7월부터 연간 2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언뜻 평범한 합작투자 소식처럼 보이지만, 이 뒤에는 워싱턴의 기술 제재가 만들어낸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숨어 있다.
제재 속에서 피어나는 창의성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술 제재가 강화되면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새로운 경로를 모색해야 했다. 직접 투자나 수출이 어려워지자, 미국 기업과의 합작투자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네오볼타 파워라는 이름의 이 합작법인은 미국의 청정에너지 제조 규정을 준수한다고 명시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국내 제조업체의 모습을 띠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배터리 기술과 자본이 들어가는 구조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 움직임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고 우회 진출에 성공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리드 저장 시스템은 미국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다.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규제와 현실 사이의 줄타기
흥미로운 점은 이 합작투자가 미국의 규제 체계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워싱턴이 중국을 견제하려 하지만, 동시에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중국의 배터리 기술과 생산 능력이 필요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결국 정책 입안자들은 '안보'와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강한 제재는 미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늦출 수 있고, 너무 느슨한 규제는 기술 유출과 공급망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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