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이 새로운 전쟁터가 되고 있다
NATO가 북극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열린 북극해가 지정학적 경쟁의 새 무대가 되면서 한국도 북극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바다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바다를 두고 세계 강대국들이 조용히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다.
NATO가 북극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접근 가능해진 북극해를 둘러싼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얼음 속에서 벌어지는 군비경쟁
북극 지역은 이미 조용한 군비경쟁의 무대가 되었다. 러시아는 북극해 연안에 40개 이상의 군사기지를 건설했고, 중국은 '근북극국가'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북극 진출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NATO 회원국들은 북극 전담 부대를 창설하고 합동 훈련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북극이 더 이상 '접근 불가능한 땅'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와 자원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북극해를 통한 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기존 항로보다 40% 짧다.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황금 항로'인 셈이다.
더욱이 북극 지역에는 전 세계 미발견 석유 매장량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이 지역을 누가 통제하느냐는 21세기 지정학의 핵심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 놓칠 수 없는 기회와 위험
북극 경쟁은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은 세계 5위 조선 강국이자 7위 무역국이다. 북극항로가 본격 개통되면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동시에 기존 해운업계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같은 한국 조선사들은 이미 쇄빙선과 북극용 선박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북극항로를 누가 통제하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러시아가 북극항로의 상당 부분을 자국 영해로 주장하고 있어,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 한국 선박들의 통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정부도 이런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 2013년 북극이사회 옵서버 자격을 획득한 이후, 북극 연구와 협력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군사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NATO 회원국이 아닌 한국으로서는 북극 군사 경쟁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후변화가 바꾸는 세계 질서
북극 경쟁은 기후변화가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환경 변화가 단순히 생태계 문제를 넘어 국가 간 힘의 균형을 바꾸고 있다. 북극 빙하가 녹을수록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자라고 있는 셈이다.
이런 변화는 기존 국제질서에도 도전이 된다. 유엔해양법협약은 북극해의 복잡한 영유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각국이 자국의 대륙붕 연장을 주장하며 영토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북극 개발은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익 사이의 딜레마를 제기한다. 북극 생태계는 지구 기후 시스템의 핵심이지만, 각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런 모순은 국제사회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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