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포기한 게 아니다
MS가 코파일럿 조직을 개편하고 술레이만을 AI 모델 개발에 집중시켰다. 일일 사용자 600만 명 대 ChatGPT 4억4000만 명. 이 숫자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ChatGPT의 일일 사용자는 4억4000만 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600만 명. 같은 회사가 투자한 두 AI 서비스의 격차가 이 정도다. 그리고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직을 뜯어고쳤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사티아 나델라 CEO는 3월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코파일럿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전 Snap 임원 출신 제이콥 안드레우가 소비자·기업용 코파일럿 경험 전반을 책임지는 EVP로 승진해 나델라에게 직접 보고한다. 흩어져 있던 코파일럿 엔지니어링 조직을 하나로 묶는 역할이다.
둘째, 마이크로소프트 AI 그룹의 수장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코파일럿 소비자 서비스에서 손을 떼고 AI 모델 개발에 전념한다. 그는 메모에서 "모델이 곧 제품"이라고 직접 말했다. DeepMind 공동창업자 출신인 그가 2024년 인플렉션(Inflection)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 이후, 코파일럿 소비자 서비스에 시간을 쏟아왔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술레이만은 앞으로 5년 안에 코드 생성, 이미지·오디오 생성, 추론 모델 등 자체 AI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의 IP 사용권을 2032년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그 이후를 스스로 준비하겠다는 신호다.
숫자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
코파일럿의 600만 일일 사용자는 맥락을 보면 더 초라해진다. 구글 제미나이는 8200만 명, Anthropic Claude는 이달 들어 900만 명을 돌파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OpenAI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오피스 제품군에 코파일럿을 깊숙이 심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숫자다.
기업 시장도 다르지 않다. 현재 Microsoft 365 구독자 중 코파일럿 애드온에 접근할 수 있는 비율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AI 도구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실제로 쓰지 않거나, 아예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다.
검색 시장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90%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안, 빙(Bing)은 여전히 5%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 개편의 의미는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다. 코파일럿의 전면에 새 얼굴을 세우고, 기술 엔진 개발은 창업자 DNA를 가진 인물에게 맡기는 투트랙 전략이다.
한국 기업과 투자자에게 의미하는 것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올해 들어 17% 하락했다. AI 소프트웨어 섹터 전반을 추종하는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 ETF도 같은 기간 19% 빠졌다. 시장은 AI 투자 대비 수익 실현이 언제 올지에 점점 더 초조해하고 있다.
국내 관점에서 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하이퍼클로바X, 카나나 등 자체 AI 어시스턴트를 키우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자체 모델 없이는 장기 생존이 불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외부 모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같은 질문이 적용된다.
기업용 AI 도입을 검토 중인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코파일럿 라이선스 비용 대비 실제 활용률을 다시 따져볼 시점이기도 하다. 3%라는 숫자는 글로벌 평균이지만, 한국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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