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장, 물가는 뛰고 생산은 제자리
미국 제조업 생산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공장도매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한국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2.1%. 지난달 미국 공장에서 나온 제품들의 가격 상승률이다. 제조업 생산량은 예상대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정작 가격은 예상을 뛰어넘어 치솟았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활동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공장도매가격(P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숫자 뒤의 진실
생산은 멈춰 서고 가격만 오르는 현상.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미국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비용 상승과 인건비 압박을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생산량 증가 없이 가격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그토록 경계해온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제조업 부문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의 셈법
이 소식이 한국에 미치는 파장은 복합적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제조업체들에게는 희비가 엇갈린다.
승자: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완제품 수출업체들은 미국 내 경쟁제품 가격 상승으로 상대적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패자: 미국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은 발주 감소 우려에 직면한다. 미국 제조업체들이 비용 압박으로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 같은 자동차 업체들은 특히 민감하다.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부품을 조달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연준의 딜레마
문제는 이 상황이 Fed를 진퇴양난에 빠뜨린다는 점이다. 제조업 생산이 둔화되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되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
최근 몇 달간 Fed는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공장도매가격 급등은 이런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미 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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