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피트 황금 트럼프 조각상, 권력의 자화상인가 우상숭배인가
트럼프 골프클럽에 세워질 15피트 황금 조각상이 던지는 질문. 권력자의 자기 숭배와 민주주의의 경계선은 어디인가?
30만 달러를 들여 제작된 15피트 높이의 황금 도널드 트럼프 조각상이 곧 마이애미 골프클럽에 세워진다. 주먹을 치켜든 모습의 이 조각상은 이미 설치된 7,000파운드 받침대 위에 올려질 예정이다.
하지만 세계 독재자들의 기준으로 보면 이것도 소규모다. 1990년대 말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는 40피트 높이의 황금 조각상을 246피트 기념탑 위에 세웠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조각상이 매일 360도 회전하며 항상 태양을 향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암호화폐와 만난 권력 숭배
이번 조각상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은 뜻밖에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이었다. 이들은 $PATRIOT라는 밈코인을 홍보하기 위해 30만 달러를 모금했다. 조각가는 자신의 작품이 이런 용도로 쓰일 줄 몰랐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조각가는 아직 대금을 완전히 받지 못했다. 오하이오주 잰스빌에 있는 작업실에서 조각상을 보관 중인 그는 돈을 다 받을 때까지 작품을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수십 년간 트럼프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겪은 익숙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조각상을 본 소감을 "환상적으로 보인다"고 표현했다. 그는 마이애미뿐 아니라 백악관에도 작은 버전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전례 없는 자기 숭배
미국 역사상 생존한 대통령이 자신의 조각상을 세우거나 공개한 전례는 없다. 링컨 기념관이나 러시모어산 같은 사후 기념물은 있지만, 이것들조차 논란의 대상이 되곤 했다.
1842년 조각가 호레이쇼 그리노가 조지 워싱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2톤짜리 대리석 조각상을 만들었을 때의 일화가 흥미롭다. 제우스 상을 모델로 한 이 작품은 토가만 걸친 워싱턴의 모습이었는데, 사람들은 마치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표했다. 결국 이 조각상은 국회의사당 곳곳을 떠돌다 창고에 숨겨졌다.
독재자들의 조각상 정치학
15피트 황금 조각상을 승인하는 것은 거대한 자아나 공포를 조성하려는 욕구, 혹은 둘 다를 시사한다. 문화대혁명 시절 중국에서는 집집마다 마오쩌둥 초상화를 걸어야 했고, 독재 국가에서 지도자 우상화는 불안감의 표출이기도 했다.
권력자들이 자신을 신과 같은 존재로 표현하려 할 때, 그것은 종종 필멸의 존재라는 현실에 대한 보상 심리의 발로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조차 대부분 이런 개인 숭배보다는 경제 회복과 국제 무대에서의 힘 있는 모습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
몰락한 우상들의 운명
억압적 정권이 무너질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조각상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1년 전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그와 그의 아버지 조각상들을 끌어내렸다. 다마스쿠스에서는 거대한 흉상이 넘어졌고, 사람들이 그 얼굴 위에서 춤을 췄다.
모스크바의 '몰락한 기념물 공원'에는 온갖 방향을 향한 레닌 조각상들과 옆으로 쓰러진 스탈린 상이 놓여 있다. 공산주의 혁명의 숭고한 이상도 결국 우상숭배가 되어 사람들의 삶을 잊었기 때문에 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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