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 항만 115곳 장악, 글로벌 물류 패권 논란
중국 기업이 전 세계 115개 항만을 운영하며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 중. 경제적 기회인가, 지정학적 위험인가?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을 축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드러내고, 서반구에서 외국 세력의 영향력을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미 중국의 손은 전 세계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현재 115개 항만에서 소유권이나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7개 항만에서는 과반 지분을 장악했다. 중국의 전체 항만 투자 규모는 243억 달러에 달하며, 과반 소유 항만의 가치만 87억 달러에 이른다.
바다에서 시작된 새로운 게임
중국이 해외 항만에 진출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표면적으로는 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MSRI)의 일환으로 무역로 확장과 자원 확보가 목적이다. 석유, 구리, 철광석 같은 원자재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중국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표준을 전파하려는 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서구와 인도의 분석가들은 지정학적 동기에 주목한다. 중국이 항만을 통해 미국과 인도 같은 경쟁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현지 정부에 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이런 항만들이 결국 지부티처럼 해군 기지로 전환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되는 사실이 있다. 이는 중국의 일방적 진출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키스탄의 과다르, 그리스의 피레우스, 방글라데시의 소나디아 항만 모두 해당국이 중국을 초청한 결과다.
우려의 목소리들
중국의 항만 진출을 둘러싼 우려는 세 차원에서 제기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이 글로벌 해운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한다는 걱정이다. 항만 소유권자로서, 핵심 인프라 공급업체로서,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 수집자로서 중국이 전 세계 물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중국이 항만을 지렛대 삼아 현지국의 외교정책에 개입하고,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페루의 찬카이 항만 사례에서 보듯, 중국의 항만 투자가 현지국의 정책 자율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사적 위험은 더욱 첨예하다. 중국이 항만을 통해 정보 수집, 외국 해군 기지 견제, 심지어 무기와 군사 장비의 은밀한 반입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응의 온도차
흥미롭게도 각국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미국이 가장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며, 최근 파나마와 그리스에서 중국을 축출하려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유럽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다.
인도와 일본은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도는 이란의 차바하르 항만을 과다르의 대안으로, 일본은 방글라데시의 마타르바리 항만을 소나디아의 대안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부산항과 인천항은 여전히 동북아 물류 허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국의 항만 네트워크 확장이 장기적으로 한국 해운업계에 미칠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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