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건드리지 않은 이란의 석유 심장부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하르그 섬. 트럼프의 '최대 압박' 전략에도 이 섬은 왜 건재한가? 국제 유가와 한국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단 하나의 섬. 미국이 이란에 '최대 압박'을 선언한 지금도, 그 섬은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페르시아만 북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하르그 섬(Kharg Island)은 면적 13㎢의 작은 섬이지만, 이란 경제의 생명줄이다. 하루 평균 100만~150만 배럴의 원유가 이 섬의 터미널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 흘러나간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재집권 이후 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하고 '최대 압박 2.0'을 공언했음에도, 하르그 섬을 직접 겨냥한 조치는 아직 없다.
왜 하르그 섬인가, 그리고 왜 아직 건재한가
하르그 섬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히 물리적 위치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 섬에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대형 원유 저장 시설과 해저 파이프라인 네트워크가 집중돼 있다. 이란이 이 인프라를 대체하려면 수년,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다. 즉, 하르그 섬을 제재하거나 물리적으로 무력화하면 이란 경제는 즉각적인 타격을 받는다.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이 섬을 건드리지 않았을까. 답은 역설적이게도 '유가'에 있다. 하르그 섬을 통한 이란산 원유 공급이 갑자기 차단될 경우,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10~20달러 이상 급등할 수 있다는 게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가 집권 이후 줄곧 강조해온 것은 '물가 안정'과 '에너지 가격 인하'다. 유가 폭등은 그의 경제 서사와 정면 충돌한다.
또한 중국이라는 변수가 있다. 이란 원유의 최대 구매자는 중국으로, 하루 수입량이 100만 배럴에 육박한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공식적으로 무시하며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 하르그 섬을 봉쇄하면 미-중 갈등이 에너지 전선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계산이 워싱턴 내부에 존재한다.
제재의 구멍, 그리고 '그림자 선단'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제재가 '최대 압박'을 표방하면서도 실질적 효과에 한계가 있는 이유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때문이다. 선박 추적 시스템(AIS)을 끄거나 국적을 위장한 유조선 수백 척이 이란산 원유를 실어 나르고 있다. 이 선박들은 주로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해역에서 환적을 거쳐 최종적으로 중국 항구에 도착한다.
미국 재무부가 개별 선박과 중개 법인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있지만, 이 네트워크는 마치 히드라처럼 머리 하나를 자르면 두 개가 자란다. 2024년 한 해에만 미국이 제재한 이란 관련 선박은 100척 이상이었지만,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한국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이 지정학적 체스판에서 어디에 위치할까. 한국은 이란 제재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하지만 중동 원유 의존도는 여전히 70% 수준이다. 이란-미국 긴장이 고조되어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이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산 원유도 직격탄을 맞는다.
하르그 섬은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위치한다. 이란이 극단적 상황에서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면, 한국의 에너지 안보는 즉각적 위기에 처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략 비축유는 약 97일치 수준이지만, 장기 봉쇄 시나리오에서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국내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모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유가 급등은 이들 기업의 마진 압박으로 이어지고, 결국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리터당 100~200원 추가 상승도 현실적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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