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억 달러 IT 서비스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
인포시스-앤스로픽 파트너십이 보여주는 인도 IT 서비스 업계의 생존 전략. AI가 아웃소싱 모델을 바꿀까?
인도 IT 대기업들이 '적'과 손잡는 이유
지난 화요일, 인도 IT 서비스 대기업 인포시스가 AI 회사 앤스로픽과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제휴 소식 같지만, 이 뉴스 뒤에는 2800억 달러 규모 인도 IT 서비스 업계의 절박함이 숨어있다.
앤스로픽이 이달 초 기업용 AI 도구를 출시했을 때, 인도 IT 회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법무, 영업, 마케팅, 리서치 업무를 자동화한다는 AI 도구가 바로 인도 IT 회사들이 수십 년간 해온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던 일을 AI가 한다고?'
인포시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앤스로픽의 클로드 모델을 자사 AI 플랫폼 토파즈에 통합해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은행, 통신, 제조업 등에서 복잡한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흥미로운 점은 숫자다. 인포시스의 AI 관련 매출은 지난 분기 250억 루피(약 3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경쟁사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는 AI 서비스로 연간 18억 달러(약 2조 5000억원), 전체 매출의 6%를 벌어들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고민해야 할 문제
이 변화는 인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IT 아웃소싱으로 맡겨온 업무들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면? 국내 IT 서비스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다이는 "데모에서 작동하는 AI 모델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모델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인포시스 같은 기업의 기회가 나온다. 수십 년간 쌓은 산업별 전문성과 거버넌스 역량이 AI 도구를 실제 기업 환경에 적용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인가, 기회인가?
앤스로픽은 이번 주 인도 벵갈루루에 첫 사무소를 열었다. 인도가 미국 다음으로 클로드 사용량이 많은 시장이 됐고, 그 중 상당 부분이 프로그래밍 용도라고 밝혔다. 전 세계 클로드 사용량의 6%가 인도에서 나온다.
이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AI가 인도 IT 서비스 업계를 위협하는 동시에, 인도가 AI 활용에서는 선두 그룹에 속한다는 것이다. 마치 자동차가 마차 산업을 없앴지만, 일부 마차 제작자들이 자동차 회사로 변신한 것과 같은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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