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 세계를 부른다: 트럼프, 푸틴, 샤리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이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파키스탄 총리가 같은 달 베이징을 찾는다. 한 달 안에 세 강대국 지도자를 맞이하는 중국의 외교적 의미를 분석한다.
한 달 안에 워싱턴, 모스크바, 이슬라마바드의 지도자가 모두 베이징을 거쳐 간다. 이런 일은 전례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3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을 떠났다.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9년 만이다. 당초 3월로 예정됐던 이번 방문은 이란 전쟁으로 인해 미뤄진 바 있다. 트럼프가 출국한 직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단독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수요일 베이징을 하루 일정으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3일 일정 방중까지 더해지면, 5월 한 달 동안 베이징은 세 나라 지도자를 연달아 맞이하는 셈이다.
왜 베이징인가, 왜 지금인가
표면적으로 각 방문의 이유는 다르다. 트럼프의 방중은 무역 긴장 완화와 관세 협상의 연장선이었고, 푸틴의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중러 밀착의 연속이다. 샤리프 총리의 방중은 중파경제회랑(CPEC) 관련 투자 논의와 지역 안보 협력이 주된 의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 방문을 하나의 장면으로 묶어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 달 안에 미국, 러시아, 파키스탄 세 나라 지도자를 모두 베이징에서 만난다. 지정학적으로 서로 긴장 관계에 있는 나라들의 지도자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베이징이 지금 세계 외교의 허브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정세가 재편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미중 무역 갈등은 관세 전쟁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됐다. 세계 질서가 동시다발적으로 흔들리는 시기에, 베이징은 스스로를 '통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각자의 셈법
트럼프에게 이번 방중은 국내용 성과이기도 하다. 9년 만의 방중 자체가 외교적 성취로 포장될 수 있고, 무역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미국 내 대중 강경파들은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너무 많은 것을 내줬을 가능성을 경계한다. 방문 결과로 나온 합의문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의심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푸틴에게 베이징 방문은 국제적 고립을 반박하는 퍼포먼스다. 트럼프가 다녀간 바로 그 도시를, 바로 그 주에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과의 경제·군사 협력을 강화해왔고, 이번 방문은 그 연대를 다시 한번 가시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파키스탄의 입장은 더 복잡하다. 인도와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CPEC는 파키스탄 경제의 동맥이자 부채의 원천이기도 하다. 샤리프 총리는 중국으로부터 투자 확대를 끌어내면서도 종속 구도를 피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다극 세계의 중심을 자처하는 중국
냉전 시기 세계는 미국과 소련 두 축으로 나뉘었다. 탈냉전 이후엔 미국 단극 체제가 이어졌다. 그런데 지금 베이징이 보여주는 그림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미국, 러시아, 개발도상국 블록 모두와 동시에 대화하는 나라, 어느 진영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으면서 모두와 거래하는 나라. 중국은 그 포지션을 의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물론 이 구도에는 균열도 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고, 트럼프-시진핑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는 파키스탄-중국 밀착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베이징이 '중립적 허브'를 자처할수록, 각국의 불신도 함께 커진다.
한국의 입장에서 이 외교 지형은 익숙하면서도 불편하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추구해온 한국은, 두 강대국이 동시에 베이징을 거쳐 가는 이 장면에서 자국의 외교적 선택지가 어떻게 좁아지거나 넓어질지 다시 계산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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