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이메일이 위키백과가 됐다
익명 개발자들이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메일 데이터를 위키백과 형태로 정리해 공개. 유명인사들의 연관성과 범죄 혐의점까지 상세히 기록한 이 사이트가 던지는 질문들.
2만 통의 이메일이 600개 인물 파일로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메일 2만여 통이 위키백과 형태로 재탄생했다. 'Jmail' 팀이 공개한 새 사이트는 엡스타인과 연관된 인물들을 상세한 프로필로 정리했다. 각 인물마다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 수, 그의 부동산 방문 기록, 범죄 연관 가능성까지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엡스타인의 비서 레슬리 그로프부터 시작해 600여 명의 인물이 등재됐다. 단순한 연락처 목록이 아니다. 각 항목에는 해당 인물이 엡스타인의 범죄를 알았을 가능성, 관련 법률 위반 소지, 부동산별 방문 기록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투명성인가, 마녀사냥인가
이 사이트를 둘러싼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공익 단체들은 "권력자들의 은밀한 네트워크를 드러내는 중요한 도구"라고 평가한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못한 연결고리들을 시민이 직접 추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법조계는 우려를 표한다. 변호사 출신 디지털 권리 전문가 사라 존슨은 "이메일 교환만으로 범죄 연관성을 추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업무상 연락을 주고받은 인물들까지 '공범 의혹'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술 업계의 반응도 복잡하다. 한 실리콘밸리 개발자는 "코드는 중립적이지만,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식은 편향될 수 있다"며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의 구현
이 사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적 완성도 때문이다. 위키백과와 동일한 편집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검증하고 보완할 수 있다. 모든 주장에는 이메일 원문 링크가 첨부돼 있어 팩트체킹이 가능하다.
특히 부동산별 분류가 눈에 띈다. 맨해튼 타운하우스, 플로리다 팜비치 저택, 버진 아일랜드 등 엡스타인 소유 부동산마다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해당 장소에서 일어난 의혹들을 정리했다. 각 부동산의 구매 과정, 개조 내역, 방문자 명단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나올 수 있을까. 정보공개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관건이다. 한국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더 엄격해 이런 형태의 공개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버닝썬 게이트, 정치인 부동산 투기 등 권력형 비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데이터 기반 추적'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정보의 민주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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