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데이터베이스 절반이 조용히 멈췄다
CDC가 관리하던 82개 데이터베이스 중 38개가 예고 없이 업데이트 중단. 백신 관련 데이터가 87% 차지하며 공중보건 투명성에 우려 제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매월 업데이트하던 데이터베이스 중 거의 절반이 예고나 설명 없이 갑자기 멈춰 섰다. 보스턴대학교와 밴더빌트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가 공중보건 데이터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용한 데이터 동결
보스턴대학교의 법학 전문가 자넷 프라일리히와 밴더빌트대학교의 의학 교수 제러미 제이콥스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CDC의 모든 데이터베이스 상태를 조사했다. 2025년 초 기준으로 최소 월 1회 업데이트되던 데이터베이스는 총 82개였다.
하지만 2025년 10월 현재, 이 중 44개만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나머지 38개(46%)는 공지나 설명 없이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다. 연구진은 이를 '스텔스 데이터 동결'이라고 표현했다.
가장 충격적인 발견은 백신 관련 데이터의 집중적인 동결이었다. 업데이트가 중단된 38개 데이터베이스 중 33개(87%)가 백신 관련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었다. 반면 현재도 업데이트되는 44개 데이터베이스 중에는 백신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단 하나도 없다.
감춰진 공중보건 정보
동결된 데이터베이스에는 백신 데이터 외에도 중요한 공중보건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입원 데이터를 비롯한 감염병 부담 관련 정보들도 업데이트가 멈춘 상태다.
이러한 데이터 동결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공중보건 정책 결정자들과 연구자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정보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자료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백신 관련 데이터의 집중적인 동결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 백신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관련 데이터의 공개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투명성의 위기
데이터의 투명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의 기초다. 시민들은 정부 정책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통해 정책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CDC의 조용한 데이터 동결은 이러한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변화가 공지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의존하던 정보 소스가 사라진 줄도 모른 채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질병관리청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의 데이터 공개 정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공중보건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만큼, 투명하고 일관된 데이터 공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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