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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인 줄 알았는데… 10년 뒤 오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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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인 줄 알았는데… 10년 뒤 오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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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잭슨 목사도 겪은 희귀 뇌질환 '진행성 핵상마비'. 파킨슨병과 증상이 비슷해 오진율이 높다. 최근 연구에서 진단 바이오마커 후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65번째 생일, 아버지는 진입로에 서 있다가 갑자기 뒤로 쓰러졌다. 손은 떨리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글자가 '튀어 오르는' 것처럼 보였고, 눈만 움직이는 대신 머리 전체를 돌렸다. 의사들은 파킨슨병이라고 진단했다. 10년 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사인 기록에는 파킨슨병이라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병이었다.

파킨슨병이 아니었다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PSP)는 파킨슨병과 증상이 매우 유사한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균형 감각 저하, 낙상, 인지 변화, 운동 둔화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파킨슨병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PSP를 '비정형 파킨슨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만 약 3만 명이 PSP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오진율이 높아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 인구 10만 명당 6~10명 수준으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진단 기준도, 전용 치료제도 없다. 환자들은 자신의 병에 맞지 않는 파킨슨병 치료를 받으며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지난 2026년 2월 17일, 미국의 저명한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84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 역시 PSP를 앓았으며, 처음에는 파킨슨병으로 오진받은 경험이 있다. 그의 죽음은 이 질환의 존재를 다시 한번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세포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왜 PSP는 이토록 치료가 어려울까. 답은 뇌세포 내부의 분자 수준에서 찾아야 한다.

PSP 환자의 뇌에는 타우(tau)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 쌓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타우 단백질의 이상 축적은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20여 개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병리적 특징이기도 하다.

플로리다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은 이 타우 축적의 메커니즘을 추적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PERK라는 단백질이다. PERK는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새 단백질 생산을 줄여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PERK는 독성 타우 덩어리를 제거하는 기능도 한다. 그런데 PSP 환자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PERK는 이 제거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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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정상 PERK와 돌연변이 PERK를 가진 세포를 각각 만들어 비교했다. 두 종류의 세포에서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은 단 4개였다. 그 중 하나인 DLX1은 이전 연구에서 PSP와 연관성이 지적된 바 있었다. 연구팀은 PSP 환자의 뇌에서 DLX1이 실제로 높은 수준으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어 타우를 과다 생산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초파리 모델에서 DLX1 수치를 낮추자, 타우가 세포에 가하는 손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PSP 발병 과정에서 DLX1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첫 번째 증거가 마련된 것이다.

진단과 치료, 무엇이 달라질 수 있나

이번 연구의 의미는 두 가지 방향으로 펼쳐진다.

첫째는 진단이다. 현재 PSP를 확진할 수 있는 생물학적 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뇌 또는 혈액에서 DLX1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 개발된다면, 파킨슨병과의 혼동을 줄이고 더 이른 시점에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뇌세포가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되기 전에 치료 창(therapeutic window)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치료다. DLX1 수치를 낮추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PSP 증상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나머지 3개 단백질도 분석 중이며, 이들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복합 치료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초파리 모델에서의 결과가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뇌과학 연구에서 동물 실험 단계와 임상 적용 사이의 간극은 크고, 수많은 유망한 후보 물질이 그 간극을 넘지 못했다. 이번 연구 역시 그 여정의 초입에 있다.

희귀질환이 우리에게 묻는 것

한국에서 PSP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의료비 부담이 일부 경감되지만, 전문 진단 인프라와 치료 옵션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국내 신경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PSP를 파킨슨병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로 꼽힌다.

더 넓게 보면, 이번 연구는 타우 단백질이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알츠하이머, PSP, 전두측두엽 치매 등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이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한 질환에서 발견된 메커니즘이 다른 질환의 치료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 세계 치매 연구 예산의 상당 부분이 알츠하이머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PSP처럼 환자 수가 적은 질환이 연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런 연결고리가 중요한 논거가 된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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