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books Home|PRISM News
재난의 기억을 외국어로 번역하면 무엇이 남는가
경제AI 분석

재난의 기억을 외국어로 번역하면 무엇이 남는가

4분 읽기Source

2011년 동일본 대지진 15주기, 일본 도호쿠 지역 커뮤니티들이 외국인 방문객에게 재난의 교훈을 다국어로 전달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재난 기억의 국제화가 갖는 의미를 짚는다.

재난을 기억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추모비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어부의 배에 올라타는 방식으로.

숫자가 아닌 목소리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는 일본 도호쿠 해안을 덮쳤다. 사망·실종자 약 2만 2천 명, 피해 면적은 한국의 경상남도를 넘어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겹치면서 이 재난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현대 문명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한계를 시험하는 사건이 됐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이와테현 가마이시에서는 낯선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어부 미나토 시치로는 자신의 고깃배에 외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어로, 때로는 통역을 통해. 이 배에 오른 레이철 헨리폴 아타 아교쿰 주니어는 숫자가 아닌 한 사람의 목소리로 재난을 처음 마주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도호쿠 지역 커뮤니티들이 선택한 새로운 방식이다. 재난의 경험을 다국어로 번역해 세계와 나누는 것.

왜 지금, 왜 외국어인가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엔화 약세와 맞물려 도호쿠 지역도 관광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이 땅을 밟을 때, 그들에게 2011년은 얼마나 실감 나는 이야기일까.

PRISM

광고주 모집

[email protected]

생존자들 입장에서 이 질문은 절박하다. 재난 이후 15년, 직접 경험한 세대는 고령화되고 있다.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이 교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다국어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 동력이다.

동시에 이것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선 실용적 목적도 있다. 지진·쓰나미 취약 지역은 일본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터키, 칠레, 그리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도호쿠의 교훈은 특정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 공통의 재난 대비 매뉴얼이 될 수 있다.

재난 기억의 '수출'이 가능한가

이 시도에는 근본적인 긴장이 존재한다. 재난의 기억은 번역될 수 있는가.

생존자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의미를 찾는다. 자신의 고통이 세계 어딘가의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그 기억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하지만 비판적 시각도 있다. 타인의 고통이 '관광 콘텐츠'가 되는 순간, 그것은 소비되는 것인가, 공유되는 것인가.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이 안고 있는 윤리적 딜레마다.

한국의 시각에서 이 문제는 더 복잡하게 읽힌다. 한국은 2022년 이태원 참사, 그리고 여러 산업재해와 재난을 겪으며 '재난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끊임없이 논쟁해왔다. 기억을 보존하려는 측과,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측 사이의 갈등은 도호쿠에서도,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한일 관계를 흔들었던 맥락을 떠올리면, 일본의 재난 기억 공유 프로젝트가 한국 독자에게 단순히 '감동적인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의견

관련 기사

PRISM

광고주 모집

[email protected]
PRISM

광고주 모집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