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당신의 기름값이 오른다
이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경제와 일반 소비자에게 미칠 파장을 분석한다.
20%. 전 세계 원유 운송량 중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비중이다. 이란 해군이 이 좁은 바닷길을 봉쇄했다고 일본 최대 해운업체가 발표했다. 당신의 주유비가 오를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24시간 만에 바뀐 에너지 지도
일요일 새벽, 여러 유조선 업체와 석유 메이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선적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폭 34km에 불과한 이 해협이 막히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UAE에서 나오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발이 묶였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계는 벌써 비상이다. 유조선 운임료가 급등하면서 신규 주문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
한국은 원유의 85%를 수입에 의존한다. 그중 상당 부분이 중동산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들은 이미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섰지만, 시간이 문제다.
"장기간 공급 중단이 지속되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말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 24시간 동안 15% 급등했다.
문제는 연쇄효과다. 유가 상승 → 운송비 증가 → 물가 상승 → 금리 인상 압박.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무색해질 수 있다.
승자와 패자의 명암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하면서 셰일 생산이 다시 경제성을 갖게 됐다. 러시아도 웃고 있다. 우랄유 가격이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에너지 집약적 산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석유화학업체의 원가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유류할증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미 체감하고 있다.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50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택시비, 버스비, 택배비까지 줄줄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정학적 도미노의 시작
이번 봉쇄는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넘어선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설과 맞물리면서 중동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타격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 차원에서 중동 각국과의 에너지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에게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라고 권고했지만, 한국의 석유비축량은 180일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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