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칼을 뽑았다, 첨단소재 가격 폭등의 진짜 이유
일중 갈등으로 갈륨·텅스텐 등 핵심 광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 기록. 중국의 수출 제한 우려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갈륨과 텅스텐. 이 작은 광물들이 지금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다. 일본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첨단 산업 핵심 소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숫자가 말하는 현실
갈륨 가격은 작년 대비 300% 이상 급등했다. 텅스텐 역시 250% 상승하며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광물의 90% 이상을 중국이 공급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베이징이 군사적 용도로도 사용 가능한 '듀얼유즈' 자원의 수출을 추가로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며 경고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미쓰비시 상사는 이미 카자흐스탄에서 갈륨 수입선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밖에서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는 최소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보이지 않는 전쟁터
이번 가격 급등은 단순한 시장 현상이 아니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희토류를 넘어 이제는 첨단 소재까지 지정학적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일본 재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는 힘을 빼앗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94%, 텅스텐의 84%를 장악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섰지만, 단기간 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쇄반응의 시작
가격 급등의 여파는 이미 시작됐다. 일본의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은 생산비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결국 스마트폰,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최종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독일은 이미 비밀 벙커에 희토류를 비축하기 시작했고, 호주와 일본은 핵심 광물 협력 강화를 논의 중이다. 각국이 '자원 안보' 확보에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새로운 광산 개발부터 정제 시설 구축까지 수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당분간 중국의 '자원 헤게모니'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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