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묻었다, 그리고 다시 파내야 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노인의 무덤을 강제로 파헤쳤다. 요르단강 서안 아사사 마을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정착촌 확장 정책이 낳은 일상적 폭력의 단면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아이들이 뛰어 들어왔다. "정착민들이 무덤을 파고 있어요!"
지난 5월 초, 요르단강 서안 제닌 인근의 작은 마을 아사사. 모하메드 아사사는 80세의 아버지 후세인을 이슬람 관습에 따라 마을 언덕 위 공동묘지에 안장했다. 후세인은 10남매를 키운 전직 가축상으로, 마을에서 오랫동안 존경받아 온 인물이었다. 모하메드는 장례 전 인근 이스라엘 군 기지에 허가까지 구했다. 혹시 모를 문제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 허가가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무덤 앞에서 벌어진 일
모하메드가 묘지로 달려갔을 때, 총기를 든 유대인 정착민 여러 명이 이미 무거운 도구로 새로 덮은 묘석을 찍어내고 있었다. 협상을 시도했지만 정착민들의 최후통첩은 단호했다. "당신들이 파내든지, 우리가 파내든지."
모바일 영상에는 모하메드와 형제들이 자동소총을 든 정착민들의 시선 아래, 스스로 아버지의 무덤을 파헤치는 장면이 담겼다. 그들은 수의로 감싼 아버지의 시신을 직접 들어 묘지 밖으로 옮겨야 했다. 후세인 아사사는 결국 인근 다른 마을의 묘지에 다시 안장됐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사후에 정착민들의 굴착 도구를 압수하고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해 개입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생자와 망자의 존엄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가족들은 군인들이 현장에 있으면서도 정착민들이 무덤을 파는 것을 방관했다고 주장한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 사건을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비인간화의 전형적이고 끔찍한 사례"라고 규탄했다. 현지 책임자 아지스 성헤이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무덤 하나가 보여주는 더 큰 그림
이 사건은 고립된 일탈이 아니다. 정착촌 사-누르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최근 재입주를 허용한 곳이다.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모든 정착촌은 불법이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오히려 정착촌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 사-누르 재건 이후 주변 지역 상당 부분이 "군사 폐쇄 구역"으로 지정됐고, 그 결과 아사사 주민들은 자신의 올리브 농장과 경작지, 그리고 조상의 묘지에도 사실상 접근하지 못하게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시점부터 4월 말까지, 정착민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3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으며 더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세계의 시선이 다른 분쟁에 쏠린 사이, 서안 지구의 정착민 폭력은 조용히 심화되고 있다.
네타냐후 정부 내 극우 장관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정착민들은 이제 공개적으로 무기를 휴대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이를 단순한 분쟁이 아닌, 팔레스타인인의 토지와 생활 기반을 조직적으로 잠식하는 과정으로 본다.
누가 이 장면을 어떻게 읽는가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에서 정착촌 확장은 안보와 역사적 권리의 문제다. 극우 연립 파트너들은 요르단강 서안 전체를 이스라엘 주권 영역으로 간주하며, 정착민의 행동을 주권 수호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IDF의 성명이 정착민을 규탄하면서도 실질적 제지가 없었다는 점은, 군과 정착민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낸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이 사건은 물리적 폭력을 넘어선 문제다. 죽은 자를 묻을 권리, 조상의 땅을 지킬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것은 공동체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느껴진다. 이슬람 문화에서 망자의 안식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인간 존엄의 핵심이다.
국제 사회는 비난 성명을 내놓지만, 실효적 제재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간극이 현장의 상황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 이 분쟁과 직접적 이해관계는 없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에너지 수급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무관하지 않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제법과 인권 규범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혹은 작동하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서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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