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란 공습에 침묵하는 이유
이란 대사가 일본에 미국-이스라엘 공습 규탄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G7 중 유일하게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동맹 사이의 딜레마.
80%. 일본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 비중이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이란 사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이란의 페이만 세아다트 주일대사가 3월 3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단호히 규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고 아베 신조 총리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아베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평화적 해결책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침묵하는 일본, 목소리 높이는 G7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G7 회원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이 이란 공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외교적 수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일본이 처한 복잡한 딜레마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에너지 안보를 위해 중동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일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아베의 유산과 현실의 벽
이란 대사가 언급한 아베 전 총리는 2019년 이란을 방문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만났다. 당시 미국-이란 갈등 중재를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이란과의 채널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사하고,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본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졌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으로서는 어느 쪽도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 없는 처지다.
한국에게 주는 교훈
일본의 딜레마는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역시 중동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한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와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한국은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하며 국제법 준수를 강조했다. 직접적인 규탄은 피하면서도 원칙적 입장은 표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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