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가 닫히면, 한국의 기름값은 얼마나 오를까
이란-이스라엘 긴장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유럽 원유 수입국들이 비축 매수에 나섰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이 해협이 막히면 한국 경제에 어떤 파장이 올까.
하루 1,700만 배럴.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폭 불과 33킬로미터의 해협 하나를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이 이 길목을 막겠다고 경고할 때마다 아시아와 유럽의 정유사들은 조용히 전화기를 든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졌다. 이란 고위 관리들은 최근 수 주 사이 해협 통제 카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고, 이에 아시아와 유럽 원유 수입국들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원유 비축 매수(panic buying)에 나서고 있다. 선물 시장에서는 단기 공급 차질을 반영하는 스프레드가 확대됐고, 중동산 원유의 아시아 프리미엄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주요 목적지는 중국, 일본, 한국, 인도, 유럽이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구조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UAE에서 오는 유조선 대부분이 호르무즈를 경유한다.
봉쇄가 현실이 되면 무슨 일이 생기나
완전 봉쇄는 극단적 시나리오지만, '부분 봉쇄'나 '보험료·운임 급등'만으로도 충격은 상당하다. 2019년 이란이 유조선을 나포했을 당시 브렌트유는 단 이틀 만에 배럴당 15달러 가까이 뛰었다. 전면 봉쇄가 현실화하면 일부 분석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 계산해보면 단순하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50~60원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배럴당 150달러 시나리오라면, 현재 리터당 1,700원대 휘발유는 2,000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여기에 항공유 상승으로 항공권 가격, 해운 운임 상승으로 수입 소비재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른다.
한국 정유사들(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은 이미 비상 계획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가 대주주인 만큼 공급망 다변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지만, 대체 루트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오는 우회로는 운항 기간이 2~3주 더 걸리고 비용도 크게 늘어난다.
누가 웃고, 누가 우는가
이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쪽도 있다. 미국 셰일 오일 생산업체들은 유가 상승의 직접 수혜자다. 노르웨이, 캐나다, 브라질 등 비(非)중동 산유국들도 마찬가지다.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하다.
반면 중국과 한국, 일본, 인도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특히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제재를 우회해 대량 수입해왔는데, 봉쇄 사태가 벌어지면 이 물량도 타격을 받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란의 최대 우방인 중국이 호르무즈 봉쇄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운임 시장에서는 유조선 선주들이 단기적으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위기 때마다 용선료가 폭등하는 패턴이 반복돼왔다. 국내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이 에너지 안보 강화 흐름 속에서 LNG선, 원유 운반선 발주 증가의 수혜를 중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카드는 무엇인가
한국은 약 97일분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의무 기준인 90일을 웃도는 수준이다. 단기 충격 흡수에는 쓸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역부족이다. 정부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원 다변화를 추진해왔지만, 지리적·비용적 현실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외교적으로 한국은 이란, 이스라엘, 미국 모두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처지다. 중동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한국 외교부가 조용히 바빠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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