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당신의 기름값이 오르는 이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아시아 4대 에너지 수입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파장을 분석한다.
전 세계 석유 운송량의 21%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2월 28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모든 항해를 금지한다"고 선언한 순간, 아시아 4대 에너지 수입국—중국, 일본, 한국, 인도—의 운명이 바뀌었다.
숫자로 보는 충격파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대체 경로를 찾아야 하는데,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길은 운송 시간이 2-3주 늘어난다. 운송비만 배럴당 5-10달러 추가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같은 정유업체들은 이미 비상 계획을 가동했다. 문제는 전략비축유 9,600만 배럴로는 96일밖에 버틸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133일)이나 독일(117일)보다 짧다.
승자와 패자
승자는 의외의 곳에 있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같은 비중동 산유국들이 웃고 있다.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이 배럴당 15달러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이 그토록 줄이려 했던 러시아 의존도가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다.
패자는 명확하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부터 타격을 받는다. 포스코와 같은 철강업체, 롯데케미칼 같은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급증한다. 결국 그 비용은 소비자 가격에 전가된다.
한국만의 딜레마
한국의 상황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 에너지 자급률이 20%에 불과해 대체재 확보가 시급하지만,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북한 리스크로 인해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는 꿈도 꿀 수 없고, 미국과의 동맹 관계 때문에 이란과의 직접 거래도 어렵다. 결국 LNG 수입 확대와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가 유일한 출구지만, 단기적으로는 높은 에너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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