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헤지펀드는 웃고, 소비자는 운다
원유 가격 급등으로 투자자들과 생산업체들이 가격 고정 계약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배럴당 85달러를 넘나드는 유가 앞에서 월스트리트는 분주하다. 투자자들과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앞다퉈 가격 고정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앞에 선 소비자들의 표정은 어둡다.
승자들의 잔치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같은 투자은행들이 원유 선물 거래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 주 WTI 원유 선물 거래량은 전주 대비 35% 급증했다. 특히 헤지펀드들은 유가 상승에 베팅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 셰일 생산업체들도 웃고 있다. EOG리소시스와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같은 기업들은 현재 높은 유가 수준에서 향후 6개월치 생산량을 미리 판매하는 계약을 늘리고 있다. "지금이 기회"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소비자는 어떻게 될까
문제는 일반 소비자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5달러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40센트 올랐다. 한 달 50갤런 주유하는 일반 가정 기준으로 연간 240달러 추가 부담이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650원을 넘어서며,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등 정유업체들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또 다른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 됐다.
정부의 딜레마
각국 정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을 높여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소비자 부담을 늘린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석유비축분(SPR) 방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축량이 4억 배럴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에 근접해 있어 제약이 크다. 한국 정부도 유류세 인하 연장을 고민하고 있지만,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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