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열기 식나? "실제 활용이 더 늘어야 돈이 몰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AI 칩 기업 d-Matrix CEO가 AI 투자 둔화 우려와 중국 시장 진출 장벽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AI 버블론이 현실화되고 있는가?
투자자들이 AI에 지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AI 칩 기업 d-Matrix의 창립자가 솔직한 고백을 했다. "AI 투자가 계속 늘어나려면 실제 활용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느린 수익률과 AI 버블 우려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는 뜻이다.
d-Matrix는 AI 추론 칩을 만드는 회사로, ChatGPT 같은 AI 서비스가 실제로 답변을 생성할 때 쓰이는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 훈련용 칩(엔비디아가 독점하는 시장)과 달리, 추론 칩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블루오션이다.
그런데 이런 유망 기업조차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다.
중국 시장 못 가는 아쉬움
d-Matrix CEO는 중국 시장 진출 장벽도 아쉬워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때문에 거대한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AI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시장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빅테크들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추론 칩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이 시장에 발을 담글 수 없다.
이는 단순히 d-Matrix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AI 칩 업계 전체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를 통째로 잃은 상황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인가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강자로서 AI 칩과 결합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히 추론 칩은 훈련 칩보다 메모리 의존도가 높다. AI가 실시간으로 답변을 생성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AI 칩 전용 메모리 개발에 수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버블인가, 조정인가
d-Matrix CEO의 발언은 AI 업계의 미묘한 변화를 보여준다. 2023년 ChatGPT 열풍 이후 쏟아졌던 투자금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신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AI 버블의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건전한 조정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기업들의 AI 도입은 계속 늘고 있고, 추론 칩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만큼 빠르게 AI가 일상과 비즈니스에 스며들지 않고 있다. d-Matrix 같은 기업들은 이 시간차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자
관련 기사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법안이 기업의 기존 계약을 정부 명령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삼성·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직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군사력이 데이터센터에 달린 시대, AI 경쟁에서 뒤처진 국가들이 양자컴퓨팅·광컴퓨팅 등 실험적 기술로 판도를 뒤집으려 한다. 한국 방산·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함의를 짚는다.
에이전트형 AI의 확산이 데이터센터 설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전력 소비, 냉각 방식, 반도체 수요까지—인프라 투자의 판이 달라지는 이유를 분석한다.
머스크 vs 알트만 재판에서 드러난 마이크로소프트의 딜레마. 오픈AI에 100조 원 이상 투자했지만 AI 모델 경쟁에선 뒤처진 MS의 전략적 고민을 분석한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