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도박에 밀리고 있다
즉석 만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떠나 스포츠베팅과 당일 만료 옵션으로 이동하고 있다. 긴 호흡의 투자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이유는?
30일 동안 금은 12% 상승하고 S&P 500도 오른 가운데, 비트코인은 10% 하락했다. 특별한 악재도 없었는데 말이다.
NYDIG의 글로벌 리서치 헤드 그렉 치폴라로는 이를 '투기적 식인현상'이라고 명명했다. 한때 비트코인 랠리를 견인했던 단기 투기 자본이 더 자극적인 대안으로 떠나고 있다는 뜻이다.
즉석 만족의 시대
온라인 스포츠베팅, 예측 시장, 당일 만료 주식 옵션. 해가 지기 전에 결과가 나오는 이런 시장들이 투기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다. 비트코인처럼 몇 달,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투자는 점점 매력을 잃고 있다.
치폴라로가 지적한 세 가지 트렌드가 이를 뒷받침한다. 투기 시장 접근성 확대, 복권 스타일 빠른 수익에 대한 수요 증가, 그리고 금융 피드백의 속도 가속화다.
바이낸스나 업비트 같은 거래소에서도 이미 변화가 감지된다. 밈코인 거래와 레버리지 무기한 스왑 같은 고위험 상품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이마저도 더 빠른 피드백을 주는 시장에 밀리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도 예외 없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토스의 주식 투자 서비스에서 당일 매매 비중이 늘어나고,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업비트의 거래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다. 비트코인보다는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들의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더 빠른 수익을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2030세대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토스, 카카오페이증권 같은 간편 투자 앱을 통해 주식과 코인을 동시에 거래하며, 즉각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느린 자산의 딜레마
비트코인의 5년 보유자는 역사적으로 한 번도 손실을 본 적이 없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훌륭한 투자처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재미를 원하는 시장에서는 점점 뒤처지고 있다.
치폴라로는 "지속적인 참여와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장이 투기 자본을 끌어당긴다"며 "예상 수익률이 불리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로 소매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행동경제학적 제약에 부딪히고 있다. 사람들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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