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 1300만 마리 앵무새의 숨겨진 진실
미국 가정의 5%가 기르는 애완 앵무새. 하지만 그들이 어디서 와서 어떤 삶을 사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20가구 중 1가구는 앵무새를 기른다. 총 1300만 마리의 새들이 미국 가정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새들이 어디서 와서,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집 새장에 도착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동물학대 전문 조사관 피트 팩스턴이 지난해 미국 내 대형 앵무새 번식장을 잠입 취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300개의 공장식 농장과 1000개가 넘는 강아지 공장을 조사해온 그조차 "이렇게까지 심할 줄 몰랐다"고 말했을 정도다.
버드 밀의 참혹한 현실
텍사스 남부, 멕시코 국경에서 북쪽으로 32km 떨어진 곳. '팬시 패럿츠'라는 번식장에는 17개 축사에 3000마리가 넘는 앵무새들이 녹슨 새장에 갇혀 있었다. 아프리카 회색앵무, 금강앵무, 유황앵무 등 다양한 종들이 끊임없이 울부짖고 있었다.
"강아지 공장에서 개 짖는 소리 대신 새 울음소리가 가득한 곳"이라고 팩스턴은 묘사했다. 축사에는 지붕은 있지만 벽이 없어 극한의 날씨에 그대로 노출됐다. 실제로 몇 년 전 한파로 20마리가 한꺼번에 죽었다고 시설 관계자가 털어놨다.
많은 새들이 자신의 깃털을 뽑아버린 상태였다. 야생동물 수의사 알릭스 윌슨은 "자연 상태의 새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깃털은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며 "스트레스, 지루함, 성적 좌절감 때문에 나타나는 이상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오클라호마의 잉꼬 번식장은 더욱 참혹했다. 7500마리의 잉꼬들이 계단식으로 쌓인 작은 새장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일부 새장은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고, 죽은 새들과 신체 부위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한 마리는 빨간 일회용 컵에 머리부터 박혀 있었다.
시설 관리자는 새들이 서로 쪼아서 상처를 입히면 팔 수 없다며, 이런 새들을 비닐봉지에 넣어 질식사시킨다고 담담히 말했다. "항상 죽은 새들이 있어요. 항상."
합법적이지만 비윤리적인 시스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이 모든 것이 합법이라는 점이다. 팩스턴이 조사한 시설들은 모두 미국 농무부 허가를 받은 곳들이었다. "이들은 정부 규제 하에 운영되며, 대부분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다"고 팩스턴은 말했다. "즉, 버드 밀에서는 이 정도가 '최선'인 셈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3만7000마리의 새가 수입되며, 이 중 5%인 1865마리는 야생에서 직접 포획된다. 하지만 실제 숫자는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야생 포획 새를 사육장 출신으로 위장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페트코 같은 대형 애완동물 매장들은 직접 번식장과 거래하지 않는다. 중간 브로커를 통해 새들을 공급받는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이 기르는 새가 어디서 왔는지 알기 어렵다.
집에서도 계속되는 고통
번식장을 떠나 가정에 도착해도 새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감금 그 자체다. 수백만 년의 진화가 만들어낸 비행 본능을 억압당한 채 평생을 새장에서 보내야 한다.
"조사 영상에 나온 새장 크기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새장과 똑같다"고 윌슨 수의사는 지적했다. 일부 새들은 더 큰 새장에서 기르거나 새장 밖 시간을 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감금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 많은 주인들이 새의 도망이나 부상을 막기 위해 날개 깃털을 자르기도 한다.
감금으로 인한 문제들은 다양하다. 비위생적인 환경,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과 관절염, 심장병. 애완 앵무새의 10-17.5%가 깃털 뽑기 같은 자해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앵무새의 높은 지능은 감금의 고통을 더욱 악화시킨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뇌가 클수록 스트레스성 이상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50년의 책임감, 준비된 주인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또 다른 문제는 앵무새의 긴 수명이다. 일부 종은 50년 이상 산다. 주인이 죽거나, 이혼하거나, 이사를 가면서 새들은 이 집 저 집으로 떠돌거나 자원이 부족한 동물보호소로 보내진다.
로드아일랜드의 동물보호소 관리자 카렌 윈저는 "1970-80년대에 태어난 새들이 아직도 시설을 전전하고 있다"며 "하지만 업계는 여전히 새로운 새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많은 사람들이 틱톡에서 주인과 대화하는 앵무새 영상을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하지만, 모든 앵무새가 말을 하거나 스킨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매우 시끄럽고 파괴적이며 공격적이다.
변화를 위한 첫걸음
미국 내 수백 개 지역에서는 이미 애완동물 가게의 개, 고양이, 토끼 판매를 금지하고 입양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새는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동물보호기구는 이 금지 목록에 새도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애완 앵무새의 절반 이상이 애완동물 가게에서 구매되기 때문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연방 차원의 조치도 필요하다. 수십 년간 새 번식장은 동물복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지만, 최근 포함됐다. 하지만 농무부의 법 집행은 여전히 미흡하다. 현재도 소규모 번식장들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미 새를 기르는 가정이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충분한 놀이기구와 수의학적 관리, 균형 잡힌 식단, 큰 새장과 충분한 새장 밖 시간, 새의 자연 습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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