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사고 급증, 문제는 기술이 아닌 운전자 교육
인도 주요 도시에서 전기버스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기술적 결함이 아닌 운전자 교육 부족이 주원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한국의 전기버스 도입에 시사하는 바는?
인도 벵갈루루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가 15개월간 18건의 사고를 일으켰고, 그 중 6건이 사망사고였다. 뭄바이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기버스 사고로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기버스가 도시 곳곳에서 사고를 내고 있지만,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인도 지방정부와 시민단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운전자 교육 부족이다.
기술은 문제없다, 운전자가 문제다
세계자원연구소 인도지부의 파완 물루쿠틀라 프로그램 디렉터에 따르면, 전기버스와 기존 버스를 포함한 모든 버스 사고의 60%가 운전자 실수로 발생한다. 차량 결함은 대부분의 사고에서 배제됐다.
"기술을 탓하기는 쉽지만, 6~7개 제조사가 모두 버스 설계를 모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교통 컨설팅 회사 트랜짓 인텔리전스의 라비 가데팔리 대표는 말했다. 올렉트라, PMI, 솔라리스 같은 제조사들이 중국과 폴란드에서는 사고 없이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인도 50개 도시에서 1만대 이상의 전기버스가 운행 중이고, 2만대가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급속한 확산 속도가 운전자 교육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젤버스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
전기버스는 기존 디젤이나 CNG 버스와 운전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 인팩트 솔루션즈의 아메그 고피나스 모빌리티 담당은 "전기버스는 기술 자체에 대한 노출이 부족하고, 구동계통에 대한 이해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가 2020-21년 독일국제협력공사를 위해 실시한 18개월 연구에 따르면, 민간 계약업체들은 간단한 면접과 대형차 면허 확인만으로 운전자를 채용한다. 전기버스 특화 교육은 거의 없다.
이는 유럽과 미국 시장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해외에서는 운전자들이 엄격한 초기 교육을 받고, 보수 교육을 정기적으로 이수하며, 시뮬레이터와 실제 추적 시스템을 통해 운전 행동을 모니터링받는다.
"해외에서는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가속하지 않는 방어 운전을 많이 강조한다"고 고피나스는 말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이런 것들이 아직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낮은 임금이 부른 악순환
계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전자 임금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벵갈루루 도시교통공사(BMTC) 소속 운전자는 월평균 3만 루피(약 44만원)를 받지만, 민간업체 운전자는 2만2천 루피(약 32만원)에 그친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에 운전자들이 우버나 올라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도시교통 우수센터의 시바난드 스와미 전무이사는 "최근 몇 년간 연장 근무와 운전자 피로로 인한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며 "근무시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정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주는 교훈
한국도 전기버스 도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시내버스의 50%를 전기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인도의 사례는 기술 도입만큼 중요한 것이 운전자 교육임을 보여준다.
인도 정부는 올해 1월 전기차 운전자 교육 가이드라인을 더욱 엄격하게 업데이트했다. 뭄바이와 벵갈루루 정부도 민간 채용 운전자에게도 면허 재검토와 교육 과정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중교통을 수익 창출 모델이 아닌 공공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이 얼마인지, 몇 킬로미터를 운행했는지, 연료비를 얼마나 절약했는지에만 집중해왔다"고 고피나스는 지적했다. "이런 관점이 바뀌면 운전자들의 스트레스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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